뜨거웠던 여름이 서서히 물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강원 산지 기온이 13도까지 뚝 떨어지며 올겨울 추위가 우려됐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반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엘니뇨 영향으로 올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대관령 일평균기온은 20.1도로 내려앉았고, 오는 12일에는 13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 25.7℃로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서울 열대야만 46일을 기록한 폭염이 무색하게 기온이 한 주 새 절반 가까이 내려가는 셈이다.
추운 겨울이 덮칠 것이란 전망은 이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이날 발표한 엘니뇨·라니냐 전망에 따르면 오는 9~11월과 12월~내년 2월까지 엘니뇨 상태가 이어질 확률은 각각 100%로 제시됐다.
WMO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으로 돌아가거나 라니냐로 전환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은 엘니뇨 최성기인 겨울철에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한국의 겨울 날씨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북극 해빙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엘니뇨만으로 기온과 강수량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이번 엘니뇨의 강도는 이미 심상치 않다. WMO에 따르면 감시구역(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70~120도)의 해수면 온도는 지난 5~7월 평년보다 1.5도 높았고, 7월에는 격차가 2.0도까지 벌어졌다. 7월 말~8월 중순 사이에는 평년 대비 2.2~2.6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상청도 지난달 23~29일 같은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6도 높았다고 밝혔다. 통상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으면 비공식적으로 ‘슈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WMO는 “엘니뇨 강도가 더 강해져 연말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세계 곳곳의 기온과 강수 양상에 두드러진 변동을 일으킬 여지를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1997년·2015년·2023년의 강력한 엘니뇨를 넘어 역대 최강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4개 기후예측모델을 종합한 전문 매체 ‘더 클라이밋 브링크’는 오는 11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9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력한 엘니뇨는 이미 세계 경제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파나마에서는 엘니뇨로 인한 장기 가뭄으로 파나마운하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고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WMO는 앞서 2025~2030년 5년 사이 기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깨질 가능성을 86%로 전망하면서 내년을 가장 유력한 시점으로 지목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