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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개 공공기관 감축, 숫자 채우기보다 경쟁력 제고가 우선

04.09.2026 1분 읽기

정부가 발전 공기업 5개사를 통합하고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합치는 등 공공기관 109개를 줄이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택지 개발 및 주택 건설과 주거 복지 및 자산 비축 기능을 두 공기업으로 분리한다. 중앙행정기관과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도 본격화한다. 내년 상반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시작으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청 등은 청사 신축 이후 세종시로 옮길 예정이다. 수도권 소재 350개 공공기관은 ‘잔류 최소화’ 원칙에 따라 내년부터 이전을 추진한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은 역대 정부마다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개선은 더뎠다. 외형 위주의 팽창으로 재무 건전성과 경영 효율이 악화되고 국민 편익도 훼손됐다. 25년 전 경쟁 체제로 출범한 발전 5사 역시 유사·중복 투자로 구조적 비효율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능과 사업 영역이 겹치는 기관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혁 방안에는 우려할 대목도 적지 않다. 비상장사인 석유공사와 상장사인 가스공사를 어떤 방식으로 합칠지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의 부실을 가스공사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온다. 주택 공급의 동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LH 분리도 재무 부담을 한쪽에 몰아넣고 공공 매입임대만 확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통합·분리의 효과와 부작용을 따진 치밀한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의 목표는 효율성과 공공성의 조화를 이루고 정책 환경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일률적인 감축 목표와 속도전에 매달리지 말고 기관별 기능과 사업 경쟁력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철도 독점의 폐해를 막겠다며 도입한 경쟁 체제를 비효율을 이유로 다시 통합하려면 국민 편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중복 기능은 과감히 정리하되 경쟁이 필요한 분야까지 무리하게 합쳐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정치적 셈법이 개입된 속도전은 기관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지역 갈등을 키울 수 있다. 기능 개혁부터 지방 이전까지 모든 과정은 국가 경쟁력과 국민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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