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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개 스피커로 듣는 아시아의 이동과 이주…‘ACC 미래상, 김영은’ 사운드 설치전

03.09.2026 1분 읽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소리와 청취를 매개로 시각 중심의 역사에서 서외된 서사를 탐구하고 있는 김영은 작가의 대규모 사운드 설치전을 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3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복합전시 1관에서 ‘2026 ACC 미래상: 김영은-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올해 2회째를 맞은 ‘ACC 미래상’ 선정 작가 전시다. ‘ACC 미래상’은 융복합 예술 분야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작가를 발굴하고, 신작 제작과 전시를 지원하는 ACC의 대표 브랜드 전시다.

김 작가는 지난해 10월 ‘ACC 미래상’을 수상했다. 이어 올해 2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되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작가는 청각 경험을 중심으로 ‘소리’와 ‘청취’의 의미를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다뤄 왔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미래의 청취자들에게: 이동하는 소리’는 아시아의 이동과 이주를 소리로 경험하게 하는 대규모 사운드 설치 작품이다.

전시장 규모는 가로 25m, 세로 60m, 높이 15m에 이른다. 천장과 바닥에는 모두 115개의 스피커가 설치된다. 작품은 소리가 공간 전체를 이동하도록 구성됐다.

관람객은 전시장 안에서 몸을 감싸며 이동하는 소리를 청각뿐 아니라 신체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에 흐르는 목소리는 아시아의 역사 속 이동과 이주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식민 폭력과 전쟁 등 복잡한 역사 속에서 이동과 이주의 정서를 담은 과거의 시가 작품의 바탕이 됐다.

김 작가는 과거의 시가 낭송의 전통 속에서 전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늘날 사라진 음성성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시와 낭송 자료를 조사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이를 바탕으로 작곡가들과 협업해 새로운 아시아의 음향 풍경을 제안한다.

전시장에서는 아홉 편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아홉 곡이 60분 단위로 순환 재생된다. 이 가운데 허균의 ‘노객부원’도 포함됐다. ‘노객부원’은 임진왜란 시기 허균이 금강산으로 향하던 중 철원의 객점에서 만난 늙은 아낙의 사연을 담은 48구의 장편 한시다. 작곡가는 당시 시대상과 시의 정서를 음색과 음률로 재해석했다. 이를 토앻 ‘허균, 읊기, 노객부원’이라는 새로운 곡으로 재구성했다.

전시장에는 소리와 함께 시의 구절을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 3개가 설치된다. 조명 연출도 더해져 김 작가가 제안하는 음향적 풍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이번 김영은 작가의 전시가 국내 중견 작가가 세계적 거장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관람객들이 소리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를 감각하고, 청취가 열어낼 미래를 상상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은 작가는 서울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에서 예술전문사를 공부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 소리학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 필름과 디지털 미디어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앞서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영예상, 송은미술대상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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