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공공주택 대량 매입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가격 폭락에 대비해 주택 매입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 후보자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역사적으로 금리가 올라갈 때는 부동산 시장이 어려웠다”며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구 분화가 지금까지 시장을 끌고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분화할지 고민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주택 시장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인식처럼 우리나라 집값이 장기적으로 우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핵심으로는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의 양이 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급을 늘릴 수 있다면 세제든 금융이든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당초 9억 원에서 현행 12억 원으로 수정한 종부세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해선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등이 좀 과하다는 의견을 시장에서 많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거주 중심 주택시장을 정착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일정한 방향성”이라며 비거주자와 실거주자 간 세 부담 차등은 완화하지만 차이는 여전히 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 일각에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에 대해 비거주자와 실거주자 간 차등을 없애고 14억 원으로 동일하게 상향하자는 주장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다만 “국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있다면 필요한 경우 합리적 부분이 있다면 그걸 반영할 계획”이라며 추가 수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른바 ‘주가 누르기’ 추정 요건을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세금을 매기는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선 “상속·증여세법 개정만으로 주가 누르기를 해소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있다”며 ‘베어허그’(bear hug) 전략 제도화 등 자본시장의 종합적인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자가 기업 측에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겠다고 공개 제안해 매각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이 후보자는 “주가가 지나치게 낮으면 인수·합병 위협이 들어올 것이고 그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게 만드는 것 자체가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장바구니 물가가 경제팀의 성적표라는 마음가짐으로 물가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추석 물가대책 추가 발표를 시사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해 경제 관계 장관과 청와대가 중요 정책을 조율하고 현재 운용 중인 경제관계장관회의의 사전심의·조정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