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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항만 여행허브로…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앞당길 것”

02.09.2026 1분 읽기

역사상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다. 지난해 외래 관광객 수는 1894만 명.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1750만 명)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5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과제로 제시한 ‘2030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라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정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더 이상 3000만 명 달성 시기를 2030년으로 못 박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목표를 1~2년 조기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관광공사는 달성 시기를 2028년으로 2년 앞당겼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일어난 변화다.

박 사장은 지난달 2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10% 더 도전적인 목표를 잡고, 10%의 격차는 마케팅의 힘으로 채울 수 있다”며 “공사가 관광산업계의 구심점이 돼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 관광공사가 인바운드 구심점

취임 후 정부에 ‘목표 2년 단축’ 제안

6개국 돌며 크루즈·항공편 확대 집중

팸투어 등 유치 위해 中기업과 담판도

고품질 데이터 제공해 부가가치 높여

국정과제에 대한 목표 상향은 박 사장이 연초 취임한 지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제일기획에서 글로벌 부문장(부사장)을 역임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해 온 그의 눈에 일본의 외래 관광객 추이가 들어왔다. 지난해 4280만 명. 연평균 성장률을 그려 보니 2030년에는 6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였다. 우리가 목표대로 2030년 3000만 명을 달성하더라도 일본과의 격차는 커진다는 얘기였다.

일본과의 격차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목표치를 역산하니 2028년 3000만 명이 나왔다. 그는 목표를 2년 앞당기자고 공사 내부와 정부에 제안했다. 근거는 역시 데이터였다. 박 사장은 “관광뿐 아니라 소비 등 지표들이 모두 좋아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이 같은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가 저절로 달성될 리는 없다. 누군가는 더 매력적인 여행 상품을 만들어야 하고, 해외에 알려야 하며, 관심을 보이는 나라의 항공편을 끌어와야 한다. 박 사장이 취임 초부터 지닌 문제의식은 과연 국내 인바운드 여행 분야에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기업이 있는가다.

박 사장은 “아웃바운드 여행은 대형 업체가 있지만 정작 키워야 하는 인바운드는 앵커(구심점) 기업이 없다”며 “국내 여행기업 약 2만 3000곳 가운데 상당수가 1~2인 규모에다 대부분 아웃바운드 여행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사가 3000만 관광객 시대를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한국 관광을 위한 항공편을 확대하고 방한 수요를 유치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나가고 있다. 취임 이후 8개월 새 싱가포르·베트남·중국 등 6개국을 방문해 싱가포르항공과 타이항공, 베트남항공, 중화항공, 일본 피치항공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면담했다. 크루즈 업계와도 협업하기 위해 중국 국영 크루즈 아도라와 일본 카니발크루즈 CEO는 물론 칭다오에서 중국 페리 8개사 사장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행 크루즈 취항을 논의했다. 그는 인바운드 관광 시장을 확대하려는 이 같은 노력을 두고 “우리나라 관광 영토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속속 성과도 나고 있다. 박 사장이 만나 협상했던 아도라 선사가 여수에 올해 8항차의 크루즈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를 포함해 여수항에만 크루즈 입항이 올해 25항차로 늘어난다. 지난해 6항차에 그쳤던 것에서 4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 전체로 보면 지난해 500여 항차에서 올해는 800항차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편 역시 청주공항 등 지역 공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항공사의 부정기편이 속속 편성되고 있다.

해외 기업 회의 유치에도 직접 나선다. 박 사장은 5월 중국 칭다오에서 글로벌 가전 브랜드인 하이센스그룹의 자사오첸 회장과 만나 한국에서 기업 회의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이달 중 하이센스그룹 자회사 CEO 15명으로 구성된 팸투어단이 방한한다. 선발대 격이다. 공사는 이번 팸투어를 계기로 올해 안에 600명 규모의 하이센스 회의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사장은 “항로를 만들고 기업 방문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 여행사들이 해외 항공사나 크루즈 기업 대표, 하이센스그룹 회장과 직접 같은 테이블에 앉아 협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한국관광공사가 직접 CEO급을 찾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관광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도 박 사장이 우선순위로 둔 과제다. 박 사장은 “산업이 활성화하려면 데이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공사의 방대한 데이터를 잘 가공해 제공한다면 이는 관광산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관광공사 ‘데이터랩’은 최근 화면 구성을 바꾸고 데이터의 양과 질을 손봤다. 단순 방문객 수를 넘어 숙박, 카드 소비, 이동통신을 이용한 이동 등 민간 데이터를 결합해 제공한다. 박 사장은 “결합 데이터로 만들면 우리 관광객들의 이동 동선이 보인다”며 “어디로 들어와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어디서 돈을 쓰는지를 알 수 있다면 업계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협의체 꾸려 ‘관광대국’ 발판

서울 수요 분산해야 3000만 이상 소화

공항·항만서 관광 시작되도록 상품 개선

연말께 핵심과제 논의…정책 제안 추진

10년 뒤 인구보다 관광객 더 많은 국가로

박 사장은 무엇보다 지방의 역할을 키우려 하고 있다. 관광객 쏠림 현상으로 서울은 숙박이 모자라고 지역은 여유가 있다. 박 사장은 “관광객 수가 3000만 명을 넘으면 서울에서는 더 이상 소화가 안 된다”며 “분산을 해야 하고, 분산된다면 지역 경제 측면의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지방공항과 항만을 관광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항에서부터 지방 관광이 시작되도록 상품을 개발하고 인프라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구상한 해법은 ‘지방관광협의체’다. 청주와 대구는 공항을 중심으로, 여수와 부산·군산·속초 등은 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협의체를 구축 중이다. 협의체에는 공항공사와 항만공사, 지방자치단체 관광 담당자, 지역관광기구(RTO), 지역 여행 기업이 함께 들어온다.

박 사장은 “연말에는 전국 단위 회의로 묶어 각 지역 협의체에서 올라온 의견 가운데 굵직한 사안을 모아 논의할 것”이라며 “그중 핵심 과제는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정책 과제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광 목표는 순항 중이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래객은 1071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지방으로 입국한 외래객은 289만 명으로 28% 증가해 전체 증가율을 웃돌았다. 누적 방한객은 지난주 1400만 명을 넘어섰다. 박 사장은 “다음 달 지나면 1500만 명이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정부도 올해 2300만 명 달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그다음은 뭘까. 한국 관광산업의 10년 뒤를 묻자 박 사장은 “관광 대국”이라고 답했다. 그가 생각하는 관광 대국은 인구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나라다. 박 사장은 “전 세계에서 인구 3000만 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상주 인구보다 연간 관광객이 더 많은 곳은 프랑스와 스페인, 단 두 개뿐”이라며 “우리도 궁극적으로는 한 해 500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 정도의 반열에 올라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 시기에는 공사의 역할도 달라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사장은 “그때쯤 되면 민간이 경쟁력을 가지고 산업의 주도권을 잡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때까지 관광공사가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He is… △1968년 서울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중앙대 언론학 석사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과정 △2013년 제일기획 글로벌본부장 △2016년 제일기획 유럽총괄장·북미총괄장 △2020년 제일기획 글로벌부문장 △2025년 12월 한국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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