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문화·체육·관광·국가유산 등 ‘문화재정’에 약 11조 6000억 원이 투입된다. 올해보다 약 2조 원이 늘어난 수치다. 다만 전체 국가예산 대비 문화재정 비중은 1.414%로 올해 비해 약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내년이 이재명 정부의 임기 중반임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문화재정 2%’ 확보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앞서 이 정부는 임기 말까지 문화재정 2% 달성을 내세웠었다.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문화재정은 올해 대비 20.4%(1조 9679억 원) 증가한 11조 6099억 원으로 편성됐다. ‘문화재정’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포함한 정부 내 포괄적인 문화, 체육, 관광, 국가유산(문화재) 예산을 일컫는다.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문화강국 도약’을 목표로 상당한 규모의 문화재정을 내년도 예산안에 투입했지만, 전체 국가예산이 늘어나면서 증가 효과는 다소 희석됐다. 내년 총 국가예산은 820조 9000억 원으로 올해(본예산 727조 9000억 원) 대비 12.8% 늘어났다. 국가예산 대비 문화재정 비중은 내년에 1.414%에 그치면서 올해(1.325%) 대비 0.089%포인트 늘어나는데 불과했다.
문화계에서는 ‘문화재정 2%’ 달성을 희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화재정만 보면 지난해에 비해 올해 예산안이 8.7% 늘어났지만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20.4%가 늘어났다. 역대 문화재정 비중은 2016년 1.7%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했고 그나마 2026년부터 상승하고 있다.
이날 함께 발표된 ‘2026~2030년 분야별 재원배분 계획’에 따르면 2030년 국가 총 예산은 1005조 2000억 원으로, 이중에서 문화재정은 142조 2000억 원이다. 즉 2030년 문화재정 비중도 1.412%에 머무르는 셈이다. 내년보다 낮은 것이다.
부문별로는 ▲문화예술 부문에 올해보다 30.1%(1조 3738억 원) 늘어난 5조 9372억 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문화재정 증가율을 앞선다. 반면 ▲체육 부문에 7.9%(1346억 원) 증가한 1조 8333억 원, ▲관광 부문에 18.8%(2776억 원) 늘어난 1조 7580억 원을 편성했다. ▲문화관광 일반 부문에는 3.6%(143억 원) 증가한 4167억 원을 책정했다. 또 ▲국가유산 부문에는 11.2%(1674억 원) 늘어난 1조 6645억 원에 그쳤다. 내년 국가유산 부문 증가율은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예산 증가율을 밑돌았다.
세부적으로 예술인들의 창착활동 및 창작안전망 구축을 지원하는 데는 올해보다 3000억 원 늘어난 9000억 원을 출자한다. 프리랜서 예술인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생활안정자금 융자 규모는 28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늘린다. 생활자금 지원 대상은 2000명에서 4286명으로, 전세자금 지원 대상은 117명에서 250명으로 확대한다. 또 예술인 초기 성장 단계 지원 강화를 위해 지역 신진·유망 예술인 창작지원 예산 215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전국 384개 프로젝트별로 약 5600만 원을 지원한다.
K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관광산업 활성화에는 올해보다 6000억 원이 늘어난 2조 8000억 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콘텐츠 창출을 위한 정책금융을 올해 50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신규 콘텐츠 기업 성장 지원 예산 100억 원을 편성했다. 글로벌 지식재산(IP) 창출과 해외 시장 개척, 인디음악·게임 등 콘텐츠 맞춤형 성장 지원을 위한 예산도 책정했다. 신규 사업으로는 글로벌 프론티어 게임 제작 지원(60억 원), 허브 조성 등 인디음악 지원(160억 원) 등이 있다. 영화지원 예산은 1332억 원에서 1726억 원으로 늘린다.
수도권 중심을 벗어나 지방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메가 관광권 투자 예산도 반영했다. 지방공항 중심 5대 메가관광권 조성을 위해 659억 원을 신규 편성하고, ‘패노메논’과 연계한 K컬처 확산 지원 예산 150억 원도 새로 반영했다.
지방 숙박시설 확충 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전략도 담았다. 5성급 호텔이 없는 곳에 5성급 호텔 건립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융자 및 2차보전 지원 예산 1523억 원을 신규 배정했다. 노동자의 국내 여행경비를 지원하는 노동자 휴가지원 사업 규모도 올해 107억 원에서 220억 원으로 늘어난다.
국민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고자 청년문화예술패스 대상도 모든 청년으로 확대한다. 지원 대상을 현행 19∼20세에서 내년 19∼34세(청년기본법상 청년 대상)로 넓히고 활용처도 공연·전시·영화·도서에서 체육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한 예산은 400억 원에서 7925억 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생활체육 활성화와 전문체육 지원을 위한 예산도 포함됐다. 노후화된 공공체육시설 개보수 예산이 953억 원에서 2558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의 노후시설 개보수(67억 원), 신규 CT 도입(20억 원), 경기력 분석 시스템 신규 구축(15억 원) 등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청소년 체육활동 지원 예산도 55억 원에서 424억 원으로 늘린다.
한편 국가유산 보존·관리를 위한 보수 정비예산과 재난안전관리 예산은 각각 올해보다 206억 원, 37억 원 증액됐다. 국가유산 체험 및 향유 확대를 위해 체류형 국가유산스테이 10곳을 시범운영 하는 등 국가유산 지역 활성화에는 71억 원이 신규 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