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대거 정리하며 몸집을 줄였던 편의점 업계가 올해 다시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점포별 ‘옥석 가리기’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업황까지 회복되며 알짜 입지를 둘러싼 출점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GS25의 올해 상반기 기준 점포 수는 1만 8021개로 지난해와 달리 순증세를 보이고 있다. GS25 매장은 2024년 말 1만 8112개에서 지난해 말 1만 8005개로 10개 줄며 처음으로 연간 점포 수가 감소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신규 출점이 이어지고 있어 점포 확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4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점포 확대 기조를 이어간 CU는 올해 들어 점포 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점포 효율화에 나섰던 업체들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 이후 중복·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면서 점포 수가 2024년 말 1만 2152개에서 지난해 말 1만 1040개로 1000개 넘게 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2024년 말 6130개에서 지난해 말 5510개로 620개 급감했지만, 올해 상반기에 17개만 줄며 감소 폭이 크게 둔화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편의점 4사 점포 수는 지난해 말 5만 3266개로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했지만 올해 7월에는 5만 3458개로 지난해 말보다 약 200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나타난 점포 수 감소는 편의점 시장 자체가 위축됐다기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점포망을 재편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군살 빼기’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데다 올해 들어 업황까지 회복되면서 다시 점포를 늘릴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의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편의점 4사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0%, 2분기 -0.9%로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지만 올해는 1분기 2.5%, 2분기 4.8%로 반등했다. 고객이 편의점을 찾는 빈도와 한 번 방문할 때 지출하는 금액이 함께 늘어난 결과다. 올해 1월까지 결제가 이뤄진 총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구매 단가도 올해 들어 매달 전년보다 1~3%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편의점이 기존 수요층에 더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영역이던 ‘장보기 수요’까지 빠르게 흡수하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CU의 올해 2분기 장보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해 1분기 증가율(12.8%)을 웃돌았다. GS25 역시 올해 상반기 채소·축산·과일 등 장보기 상품 매출이 30.9% 늘었다. 특히 축산(45.4%)과 채소(43.9%) 등 전통적으로 편의점의 주력 품목이 아니었던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출점 경쟁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 신규 아파트 입주 지역이나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 등 높은 매출이 기대되는 ‘A급 입지’를 선점하는 데 각 사가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와 가공식품 중심의 판매 영역이 신선식품과 간편식, 디저트 등으로 넓어지면서 편의점이 다른 유통 채널의 소비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며 “지난해 저수익 점포 정리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올해는 장보기 수요가 높은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 경쟁이 다시 나타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