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세금 환급을 길게는 3년째 받지 못하고 글로벌최저한세 도입으로 세제혜택까지 줄어들 우려가 커지면서 국세청이 현지 당국에 개선을 요청했다.
국세청은 지난 27일 태국 국세청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우리 현지 진출기업의 세무 관련 애로사항을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내년 글로벌최저한세 첫 신고를 앞둔 태국이 올해 먼저 최초 신고를 받은 한국의 제도 운영 경험을 공유받고 양국 간 세정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최저한세는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가 넘는 다국적기업 그룹의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율(15%)에 미달하면 그 차액만큼 과세하는 제도다. 국세청은 이 자리에서 한태상공회의소와 KOTRA 등을 통해 사전에 파악한 우리 기업의 세무 애로사항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대표적인 것이 세금 환급 지연이다. 제조업체 A사는 고객사로부터 임가공비를 받을 때 미리 낸 원천징수세를 2023년 5월 법인세 신고 과정에서 환급 신청했지만 3년 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서류도 모두 제출한 상태다. 또 다른 수출업체 B사도 영세율 적용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환급받고 있지만 처리가 당초 예정일보다 수개월 늦어져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세청은 태국 측에 신속한 환급 처리와 안내를 요청했다.
글로벌최저한세 적용으로 우리 기업의 기존 세제혜택이 줄어드는 문제도 논의했다. 태국투자청(BOI)으로부터 법인세 감면혜택을 받아온 기업은 실효세율이 15%에 못 미치면 감면받은 세금 일부를 글로벌최저한세로 다시 부담할 수 있다. 국세청은 지출·생산에 기반한 일정한 조세감면은 글로벌최저한세 계산 때 세금을 낸 것으로 인정해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도입해달라고 태국 측에 건의했다.
기업들의 신고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태국은 현재 글로벌최저한세 자동정보교환 협정에 가입하지 않아 우리 기업이 같은 신고서를 한국과 태국에 각각 제출해야 한다. 국세청은 태국 측에 협정에 조속히 가입해 양국 간 자동정보교환 체계를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양국은 우리 기업의 세무 애로를 태국 국세청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세정지원 핫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한국의 신고·전산 노하우도 공유했다. 한국은 2022년 글로벌최저한세를 세계 최초로 법제화하고 올해 6월 첫 신고를 받았다. 특히 복잡한 OECD 표준 XML 파일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홈택스에 수치만 입력해도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전산시스템을 태국 측에 소개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글로벌최저한세를 먼저 시행한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과세당국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현지에서도 세무상 불확실성 없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