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소득 때문에 가입하지 못한다”, “현재 소득이 없어도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청년들의 이런 목소리에 정부가 청년미래적금의 가입 문턱을 없애기로 했다. 기존에는 본인과 가구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소득과 관계없이 청년이라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대상은 약 960만명으로 늘어난다.
‘청년미래적금’ 소득 제한 없애 960만명으로 확대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 행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초기 자산형성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청년미래적금의 소득 요건을 없애는 것이다. 청년미래적금은 청년이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정부가 기여금을 얹어 목돈 마련을 돕는 상품이다.
당초에는 총급여 7500만원 이하이면서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200% 이하인 청년만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모 소득 때문에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현재 소득이 없는 청년은 자산 형성 기회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희진 금융위 청년정책과 사무관은 “‘부모의 소득 때문에 가입을 제한받는 게 아쉽다’, ‘소득이 없어도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분명했다”며 “청년미래적금을 과감하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일반형의 소득 요건을 없애기로 했다. 개편이 이뤄지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청년이라면 가입할 수 있게 돼 대상자가 약 960만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청년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 6~7월 진행된 청년미래적금 최초 가입에는 138만5000명이 몰렸다. 금융위는 수요를 고려해 오는 9월 추가 모집을 조기에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방 중소기업 다니면 우대…‘연 30.1% 적금’ 효과
가입 대상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이나 지방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지급하는 기여금도 확대한다.
청년이 월 50만원씩 3년 동안 납입하면 원금은 총 1800만원이다. 일반형의 경우 정부 기여금과 이자 등을 더해 만기에 최대 2138만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일반 적금과 비교하면 연 14.4% 단리 적금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재직 청년에게 적용되는 우대형의 정부 기여금 비율은 기존 12%에서 15%로 높인다. 이 경우 같은 조건으로 3년간 1800만원을 납입하면 만기 수령액은 최대 2313만원으로 늘어난다. 연 21.9% 단리 적금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방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게는 정부 기여금을 25%까지 지원하는 별도의 우대트랙을 신설한다. 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최대 2507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이 낸 원금보다 최대 707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일반 적금으로 환산하면 연 30.1% 단리 적금과 같은 효과다.
적금 이자에는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도 적용한다. 만기 이후에는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만기 자금을 일시 납입할 수 있도록 해 적금으로 마련한 목돈을 장기 투자로 이어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과 혜택이 확대되면서 투입되는 재정도 크게 늘어난다. 청년미래적금 관련 예산은 올해 7446억원에서 내년 약 1조7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청년 자산형성에 43조원 투자…아동 때부터 목돈 마련도
정부는 청년미래적금 개편을 포함해 청년 지원을 단순한 복지가 아닌 ‘청년의 잠재력에 대한 투자’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창업뿐 아니라 교육과 주거, 자산, 생활·문화 등 성장 단계에 맞춰 지원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관련 재정투자 규모는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정부안 기준 43조3000억원으로 53.5% 늘어난다.
청년이 되기 전부터 자산을 쌓을 수 있도록 ‘우리아이자립펀드’도 도입한다. 부모와 정부가 함께 자금을 납입하고 이를 주식·펀드 등 자본시장에서 장기간 운용한 뒤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교육·주거·창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금융위가 연 6% 수익률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연간 120만원씩 19년간 투자하면 적립금은 4294만원, 연간 200만원씩 투자하면 7157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저소득층 아동에게는 부모의 납입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매년 12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동기에는 우리아이자립펀드로 장기간 종잣돈을 쌓고, 사회에 진입한 뒤에는 청년미래적금으로 초기 목돈을 마련하도록 해 생애 초기부터 청년기까지 자산 형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