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미국 대형 유통업체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타겟과 월마트, 얼타뷰티, 세포라 등 현지 주요 유통망의 매대까지 잇따라 차지하는 모습이다.
2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겟은 다음 달 10일 미국 600개 이상 매장에 새로운 뷰티 전문 공간인 ‘타겟 뷰티 스튜디오(Target Beauty Studio)’를 선보인다. 90개 뷰티 브랜드의 1600개 이상 제품을 판매하는데, 입점 브랜드의 3분의 2 이상이 타겟에 처음 입점하는 브랜드다.
눈에 띄는 점은 K뷰티가 이 중 상당수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입점 브랜드 명단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뮤즈에서부터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롬앤을 비롯해 아로마티카, 이퀄베리, 성분에디터 등 국내에서도 비교적 잘 알려진 K뷰티 브랜드들이 포함됐다. 타겟은 기존 대형마트의 화장품 매대와 달리 전담 뷰티 어드바이저를 배치하고 일부 제품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문 뷰티 편집숍과 유사한 매장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조경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타겟 뷰티 스튜디오에 입점하는 신규 브랜드 90개 중 한국 브랜드는 12개로 단일 국가 기준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정규 매대에 K뷰티가 색조 스킨케어 메인으로 입점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인디 브랜드들이 온라인과 세포라, 얼타 중심 유통에서 채널 다변화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미국 주요 리테일러들이 K인디뷰티를 독립적인 성장 카테고리로 인정하고 있다는 산업적 시그널로 이해된다”며 “미국에서 K뷰티의 성장축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되는 과정으로 올해 하반기 실적 눈높이 상향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뷰티는 여타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는 올 4월 미국 내 1500개 이상의 타겟 매장에 입점했으며, 6월에는 약 3000개 월마트 매장에 입점했다. 토니모리 역시 올 5월부터 미국 월마트 600개 매장을 통해 현지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판매되는 제품은 스킨케어 제품 15종으로,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토너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지난달 미국 월마트 16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클렌징 제품인 ‘미감수 브라이트’ 등 총 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뷰티 유통채널인 세포라도 K뷰티 오프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세포라는 CJ올리브영과 손잡고 이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오프라인 매장 580여개에 ‘올리브영 K뷰티에딧’ 매대를 선보였다. 이는 올리브영과 세포라의 파트너십에 따른 것으로, 올리브영이 선별한 K뷰티 브랜드를 세포라를 통해 현지에 소개하는 내용이다. 특히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마련된 올리브영 K뷰티에딧 팝업 트럭에는 긴 대기 줄이 등장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K뷰티의 해외 유통 전략이 한 단계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그동안 K뷰티 브랜드는 아마존이나 틱톡숍 등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뒤 개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에 진입했다면, 최근에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가 K뷰티를 하나의 독립적인 뷰티 카테고리로 인식하고 여러 브랜드를 동시에 들여오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겟이 K뷰티를 새로운 뷰티 전문 공간의 핵심 상품군으로 명시하고, 세포라가 한국 유통업체인 올리브영에 상품 선정을 맡긴 것은 달라진 K뷰티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K뷰티 열풍이 미국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오프라인 매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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