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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간미수가 상해로…이의 없었으면 묻힐 사건 올해만 480건

28.08.2026 1분 읽기

부산에 사는 A 씨는 2023년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편취당했다며 임대인 B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민사 분쟁’으로 판단해 불송치했다. 이후 다른 전세사기 피해자들도 B 씨를 고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지난해 5월 경찰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검 형사2부는 2500쪽에 달하는 증거 자료를 분석해 B 씨의 남편 C 씨가 해당 부동산의 실질적 소유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내 21일 C 씨를 기소했다. 피해자의 최초 고소 이후 3년이 지나서야 경찰의 불송치 판단이 뒤집힌 셈이다.

경찰이 불송치 종결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해 검찰 수사 단계에서 기소로 뒤바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을 계기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암장 논란이 커진 가운데 올해 10월 검사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되면 잘못된 불송치 판단을 걸러낼 통제장치가 더욱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해 검찰로 송치된 뒤 기소된 사건은 올 상반기에만 48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연간 528건이었던 불송치 후 기소 사건은 2023년 1054건으로 처음 10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는 1130건까지 늘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도 1000건 가까이 경찰의 불송치 판단이 검찰 단계에서 뒤집히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혐의가 없거나 범죄가 아니라며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피해자들의 이의신청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3만 2250건에 달했다. 2021년 2만 5048건에서 2022년 3만 5492건, 지난해 5만 3406건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이의신청 사건은 처음으로 6만 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6월 피해자를 식칼과 가위로 협박해 반항을 억압한 뒤 강간하려 한 혐의를 받는 유 모 씨를 특수 강간 미수와 상해, 스토킹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당초 특수 강간 미수 혐의는 불송치하고 단순 상해 혐의로만 송치했지만 검찰이 피해자에게 이의신청 절차를 안내한 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경찰 내부의 지휘·감독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을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찰이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계좌를 추적하거나 피의자·참고인을 조사해 수사를 보완할 수 없게 된다.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사건이 다시 경찰로 돌아가면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실체 규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의신청 사건에 대해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이미 한 차례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경찰이 기존 판단을 스스로 뒤집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수사기관의 부실 종결이나 사건 암장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경찰 처분에 불복할 기회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이의신청 기간을 불송치 결정 통보 후 3개월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에 형사사법 체계 개편 이후 수사기관을 견제할 별도의 통제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전처럼 경찰이 종결한 사건까지 공소청이 폭넓게 검토할 수 있도록 전건 송치에 준하는 외부 통제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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