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AI,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자신들의 AI 칩, 모델 등 인프라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최근 서울 강남에서 ‘큐웬 밋업 서울’을 열고 스타트업 개발자 등을 만났다. 행사에는 에드윈 택(Edwin Tack) 알리바바 클라우드 코리아 솔루션 아키텍트가 참석해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큐웬3.8-맥스’로 바이브코딩 비용을 최적화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이 모델은 2조 400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갖춘 모델로, 미국 상당수 프론티어 모델과 비슷한 규모의 매개변수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사에서 기업 내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통제·관리하면서 AI 모델을 사용하는 방안 등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오픈AI 역시 한국 시장에서 스타트업 개발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달 12일 오픈AI 서울 오피스에서 ‘한국 개발자 밋업’을 진행했다. 당시 행사는 엔비디아가 딥러닝용 AI 슈퍼컴퓨터 ‘DGX-1’을 오픈AI에 전달한 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그러나 행사의 상당 부분은 국내 스타트업 개발자들에게 엔비디아의 AI 에이전트 툴, 오픈AI의 코덱스 기반 개발 워크플로우를 알리는 데 중점이 맞춰졌다.
앤트로픽은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통해 올해 3월부터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지원하고 있다. 코스포 회원사에 클로드를 이용할 수 있는 크레딧 1만 달러(약 1400만 원)어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크레딧을 신청한 회원사는 380여 개사다. 이 중 190여 개사가 앤트로픽의 지원 소식 이후 신규 회원사로 유입된 스타트업들이다. 단기간에 코스포 회원 신청문의가 급증하면서 코스포는 1차 신청 접수가 빠르게 마감되기도 했다. 코스포는 조만간 2차 모집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 스타트업을 우선 공략하는 배경에 스타트업을 교두보로 한국 시장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쿠다(CUDA) 기반 라이브러리·컴파일러·최적화 도구 등을 내세워 자사 생태계를 구축한 게 대표적이다. 단순 개발을 넘어 한번 생태계가 구축되면 생태계의 일부분만 다른 제품으로 옮기고 싶어도 개발자의 숙련도, 운영환경 등 연쇄적으로 다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된다. 많은 기업들을 고객으로 묶어둘수록 록인 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성능 좋은 중국 AI 모델들이 출시되면서 오픈AI에서 최신 AI 모델의 요금을 잇따라 할인해주고 있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수록 각사 서비스, 환경에 더 잘 맞는 회사 제품을 골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