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5일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을 올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 감독의 신작으로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배우들이 출연했다. 오는 9월 열리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아카데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되면서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감독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가능한 사랑’은 제목 그대로 사랑에 관한 영화”라며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사랑을 가능하게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출발점은 집단해고 문제다. 이 감독은 “한국 대기업에서의 집단해고 사태는 후유증이 굉장히 크고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크다”며 “보통 사람들의 삶 자체를 바꿀 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때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사랑”이라며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들 관계에서도 본질은 사랑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해고 노동자의 삶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은 10여 년 전이다. 당시 전도연과 설경구를 주연으로 제작을 준비했지만 영화로 만들어야 할 이유에 확신을 갖지 못해 계획을 접었다. 당시 시나리오는 각색을 거쳐 단편 ‘심장소리’(2022)가 됐고, 이후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이야기를 더해 ‘가능한 사랑’으로 다시 태어났다.
배우들의 기대도 크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 여운이 너무 강렬해 ‘역시 이창동 감독님이시구나’ 생각했다”며 자신이 맡은 미옥을 “여려 보이지만 강인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설경구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다”며 “‘박하사탕’ 당시의 감정이 다시 현실이 되니 벅찼다”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조인성과 조여정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인성은 “배운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다”며 “애정과 애틋함, 동료애가 충만한 현장이었다”고 했고, 조여정은 “늘 고대하던 일이었다”며 “일분일초가 지나가는 게 아깝고 소중했다”고 회상했다.
아카데미 출품작 선정 과정에서는 작품의 완성도와 감독의 메시지, 미장센, 북미 배급능력과 인지도 등이 주요하게 평가됐다. 심사위원단은 이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과 섬세한 연출, 입체적인 캐릭터와 관계의 다층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전작 ‘버닝’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에 진입했던 이력과 북미 매체의 높은 관심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가능한 사랑’은 9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아카데미 예비 후보 선정 여부는 올해 말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