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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잘해” 80세 회장님도 깜짝…제주 바다 누비는 ‘최초 외국인 해녀’

26.08.2026 1분 읽기

제주 바다에서 물질하는 미국인 해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미국 뉴욕 출신 카일리 젠터(36)다. 젠터는 올해 기준 한국에서 해녀 면허를 보유한 유일한 외국인이다. 처음에는 낯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경계받았지만, 이제는 동료 해녀들로부터 ‘딸’이라고 불리며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젠터는 2024년 1월부터 제주 서쪽 영락리에서 해녀로 물질을 시작했다. 당초 마을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젠터가 매일 물질에 나서며 의지를 보이자 해녀들도 점차 마음을 열었다.

젠터가 한국 땅을 밟은건 2012년이다. 영어 강사로 일하던 젠터는 제주에서 생활하며 해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해녀학교에 다니면서 물질을 배웠다. 이후 2024년 영락리에서 젊은 해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물질을 시작했다.

처음 젠터를 본 해녀들은 낯선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 그를 ‘미국인 꼬마’라고 부르곤 했다. 하지만 젠터가 꾸준히 물질에 참여하면서 신뢰를 얻었고, 해녀회장 홍복녀(80) 씨는 그를 ‘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홍 씨는 젠터에 대해 “한국인이나 제주 토박이인 우리보다 물질을 더 잘한다”고 평가했다.

젠터는 자신이 해녀 공동체의 일원이 됐다고 느낀 순간도 소개했다. 어느 날 소라가 가득 든 그물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던 해녀회장 홍 씨는 젠터의 이름을 외치며 도움을 요청했다. 젠터는 “그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를 찾았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고 말했다.

CNN은 해녀들이 단순히 함께 일하는 동료가 아니라 서로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동체이며, 함께 바다에 들어가면 물질을 마칠 때까지 서로를 지켜본다고 짚었다.

해녀가 늙고, 줄고 있다

제주 해녀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제주해녀박물관에 따르면 지난해 활동 중인 해녀 2371명 가운데 63%가 70세 이상이었으며, 39세 이하는 30명에 그쳤다. 수산자원 감소로 인해 해녀들의 수입도 줄고 있다. 2023년 기준 제주 해녀 한 명당 연 소득은 638만 5000원에 불과했다.

기후변화도 해녀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영락리 해역에서는 과거 하루 100㎏이 넘는 해삼을 잡을 정도로 해산물이 풍부했지만, 젠터에 따르면 올해 잡힌 해삼은 모두 합쳐 10마리에 불과했다고 한다.

13년 차 해녀인 채지애(43) 씨는 서울경제신문에 “10년 전만 해도 바다에 감태밭이 있었는데 이제는 아예 사라졌다”며 “감태가 소라, 전복 먹잇감인데, 감태가 먼저 없어지니 소라도 자연스레 사라지고 전복도 거의 안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우리 어장 지도는 크게 바뀌었다. 어종이 전체적으로 북상하는 가운데 제주도와 동해에서 아열대 어종이 출현하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홍 씨는 “얼마나 더 오래 물질할 수 있을지, 다음 세대 해녀들이 물질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며 “젊은 해녀들에게 미안하다. 잡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젠터는 물질을 하지 않는 기간에는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반려동물 호텔에서 일하고, 소셜미디어와 팟캐스트를 통해 해녀 문화를 알리고 있다. 젠터는 “나는 이 마을에서 살고 이 마을에서 죽을 것“이라며 ”이 마을이 나에게 정말 큰 기회를 줬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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