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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용아맥 30만원 암표까지 등장…천만 질주 중 이게 무슨 일?

25.08.2026 1분 읽기

30만원 암표까지 등장한 ‘오디세이’ 용아맥

관객·매출 특별관 몰리는데 극장가는 고민

영화 ‘오디세이’가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아이맥스 흥행 열기까지 이어지면서 극장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상영을 언제까지 이어갈지, 스크린쿼터를 맞추기 위해 하반기 개봉작에 특별관을 내줄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말에는 ‘듄: 파트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아이맥스 상영이 예정된 대작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작품이 개봉 전부터 ‘오디세이’만큼의 특별관 수요를 끌어낼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확실하게 관객이 몰리고 있는 영화를 고집해야 할지, 미래의 흥행 가능성을 위해 자리를 비워둬야 할지 극장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용산 아이맥스’, 이른바 ‘용아맥’의 ‘오디세이’ 암푯값이 30만원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습니다. 영화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데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무엇보다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는 입소문이 더해지면서 아이맥스관에 관객이 몰린 건데요.

국내 아이맥스관은 CGV 27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마다 화면 크기 등에 차이가 있고, 그중에서도 ‘용아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이맥스 스크린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아이맥스라도 ‘용아맥’을 찾는 관객이 유독 많은 이유입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웃돈을 붙인 암표가 등장했고, 영화진흥위원회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며 감시에 나섰습니다.

“아이맥스 희소성에 30만원 내고도 본다”

아이맥스 관객 71만명, 매출 127억원 ‘기염’

아이맥스 흥행 역시 올해 최고 수준입니다. 24일까지 ‘오디세이’의 누적 관객은 710만여명, 이 가운데 아이맥스 관객은 71만여명에 달했습니다. 전체 관객 10명 가운데 1명꼴로 아이맥스를 선택한 셈입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아이맥스 관람 비중 2.6%, ‘호프’의 3.2%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아이맥스 흥행이 눈에 띄는 이유는 관객 수만이 아닙니다. 매출로 보면 특별관의 존재감은 더욱 커집니다. 21일까지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매출액은 약 127억 원에 달합니다. 일반관 관객은 약 601만명으로 아이맥스 관객의 8배가 넘지만 매출액은 약 606억 원입니다.

관객 수로 보면 아이맥스가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매출에서는 약 17%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물론 아이맥스 등 특별관의 티켓 가격이 일반관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극장 입장에서는 중요합니다. 적은 수의 관객으로도 상당한 매출을 만들어내는 특별관을 흥행이 보장된 영화가 차지하고 있다면 쉽사리 상영을 종료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디세이’의 아이맥스 흥행은 단순히 ‘관객이 많이 본다’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관객 수요가 확인된 데다 티켓 가격까지 높은 특별관에서 상당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극장으로서는 더욱 놓기 어려운 카드인 셈입니다. 영화 전체가 아이맥스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비롯해 아이맥스관 자체가 희소성이 있다 보니 흥행에 가속이 붙는 상황입니다. “나만 못 보면 어쩌지?” “이왕이면 아이맥스로 본다” 등의 반응이 실제로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흥행 대박 난 ‘오디세이’, 스크린쿼터가 발목

용아맥, 한국영화 상영 38일 추가로 채워야

연말 대작 위해 ‘오디세이’ 상영 종료도 난감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오디세이’의 흥행을 이어가고 싶어도 스크린쿼터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영화관은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1 이상을 한국영화로 상영해야 합니다. 365일 운영한다면 최소 73일입니다. 특별관이라고 예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용아맥’의 경우 지난 21일까지 한국영화 상영일은 35일입니다. 앞으로 38일을 더 채워야 합니다. 한국영화 상영일로 인정받으려면 하루의 모든 회차를 한국영화로 채워야 합니다.

문제는 하반기입니다. 연말에는 ‘듄: 파트 3’, ‘어벤져스: 둠스데이’ 등 아이맥스 상영이 기대되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합니다.

‘오디세이’를 계속 틀면 하반기 대작들의 용아맥 상영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오디세이’를 내리는 것도 극장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현재 확실하게 관객 수요가 확인된 작품을 내려놓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작품의 흥행을 기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특별관은 일반관과 달리 좌석 수가 제한적이고 상영관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관객이 몰려도 특별관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습니다. 한정된 자리를 어떤 영화에 얼마나 배분할지를 두고 극장과 배급사 모두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결국 문제는 ‘오디세이를 언제 내릴 것인가’가 아닙니다. 현재 눈앞에서 확인되는 특별관 수요와 앞으로 개봉할 작품의 흥행 가능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더구나 ‘오디세이’는 일반적인 외화 대작과도 특별관 수요의 성격이 다릅니다.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고 거대한 화면을 전제로 만들어진 만큼 ‘가능하면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됐습니다. 작품 자체의 흥행과 별개로 아이맥스라는 포맷이 영화 관람의 중요한 이유가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스크린쿼터의 오래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사실 특별관의 스크린쿼터 적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1년에도 아이맥스 수요가 높았던 ‘듄’ 대신 2D 디지털로 제작된 한국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가 ‘용아맥’에 걸리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관객 수요가 높은 작품 대신 스크린쿼터를 맞추기 위한 편성이 이뤄졌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스크린쿼터는 왜 만들어졌을까?

1966년 시작해 축소·강화 거듭한 60년

1998년엔 고 안성기 비롯 영화인들이 거리로

그렇다면 이참에 스크린쿼터를 폐지하면 되는 것일까요.

여기서 잠시 시간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스크린쿼터의 뿌리는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개정 영화법을 통해 국산영화 의무상영제도가 도입됐고, 1967년부터 시행됐습니다. 출발점은 단순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등 외국영화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고,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연간 6편 이상의 한국영화를 상영하고 총 90일 이상 한국영화를 상영하도록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크린쿼터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대로였던 제도가 아닙니다.

1970년에는 의무상영일수가 오히려 30일로 줄었습니다. 이후 한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이 떨어지자 1973년에는 연간 상영일수의 3분의 1 이상, 121일로 다시 강화됐습니다. 1985년에는 연간 상영일수의 5분의 2 이상, 146일까지 확대됐습니다.

시장을 둘러싼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제도도 함께 움직였던 셈입니다.

그리고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적으로 커진 것은 1990년대 후반입니다.

1998년 한미투자협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요구하면서 영화계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당시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만큼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가 무너지면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습니다.

그때 거리로 나선 영화인 가운데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안성기도 있었습니다. 1998년 12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집회에는 수백 명의 영화인이 참여했습니다. 당시 한국영화를 대표하던 많은 배우와 감독들이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국영화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안성기

“문화는 교역의 대상이 아니라 교류의 대상”

2006년 73일 체제로 바뀐 스크린쿼터

돌이켜보면 배우 안성기의 당시 모습은 상당히 상징적입니다. 그는 당시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이었고 1인 시위를 벌이며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국영화의 역사와 함께해 온 배우가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지켜야 한다며 거리로 나섰던 것입니다. 당시 스크린쿼터는 영화인들에게 단순한 상영일수 규제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영화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보장하는 문제였고 문화는 단순한 교역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문화는 교역의 대상이 아니라 교류의 대상입니다.”(배우 안성기)

그리고 2006년 또 한 번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한덕수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006년 1월 스크린쿼터를 기존 146일에서 73일로 절반 축소하고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결과였습니다. 이후 2006년 7월부터 현재의 73일 체제가 시행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당시 스크린쿼터 사수를 외쳤던 영화인들의 노력 속에서 한국영화는 이후 세계 영화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임권택,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홍상수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들이 등장했고, 한국영화는 칸과 베를린, 베니스 등 국제영화제의 중심으로 진입했습니다.

물론 한국영화가 스크린쿼터만으로 성장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의 투자 확대와 제작 시스템의 변화, 감독과 배우들의 역량, 관객의 선택 등 수많은 요인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영화인들이 왜 그렇게까지 스크린쿼터를 지키려 했는지를 생각하면 스크린쿼터의 존재 이유를 조금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 위은 높아졌지만 영화 산업은 다시 위기

스크린쿼터 폐지 특별관 외화 쏠림 키울 수도

그렇다면 현재 한국 영화는 어떨까요. 한국 영화의 위상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지만, 한국 영화 산업 자체는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 관객이 급감했고 투자 위축과 제작 편수 감소까지 겹치면서 한국 영화 시장은 이전과 다른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스크린쿼터를 폐지하자는 주장 역시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맥스나 4DX처럼 제작비와 기술력이 필요한 특별관용 한국영화의 경우 상영 기회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스크린쿼터를 없애면 결국 특별관에서 외화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스크린쿼터, 폐지냐 유지냐 이분법 넘어

달라진 극장 상황 따라 보완책 논의해야

그렇다면 답은 폐지냐 유지냐 둘 중 하나일까요.

저는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재의 영화시장에 맞게 제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거론할 수 있는 것이 ‘스크린’이 아닌 ‘영화관’ 단위로 스크린쿼터를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하나의 관이 독립적으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채워야 합니다. 이를 영화관 전체 단위로 바꾸면 특별관에서 한국영화 상영을 줄이는 대신 일반관에서 한국영화 상영을 늘리는 식의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관객 수요가 집중되는 특별관은 시장 상황에 맞게 운영하면서도 전체 영화관에서는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지키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완벽한 해법은 아닙니다. 특별관에서 한국영화가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고, 아이맥스나 4DX 등을 겨냥해 제작된 한국영화의 상영 기회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디세이’의 용아맥 흥행은 단순히 특정 영화의 특별관 흥행 기록에 그치지 않습니다.

관객이 원하는 영화와 극장이 지켜야 하는 제도, 그리고 한국 영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책적 목표가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크린쿼터가 만들어졌던 시대에는 한국 영화가 외화와 경쟁하기 위해 최소한의 상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한국 영화의 위상이 달라졌고, 극장에는 아이맥스·4DX·돌비 등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형태의 특별관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20년 넘게 유지돼 온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지금의 영화 시장에도 적합한 방식일까요. 스크린쿼터를 없애자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영화를 보호한다는 제도의 취지는 지켜야 합니다. 다만 영화시장과 관객의 선택이 달라진 만큼 그 방법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현재 영화 시장에 필요한 건 스크린쿼터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시대가 달라진 만큼 제도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승의 엔터 만담(萬談)

한 주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와 화제의 콘텐츠를 골라 이야기합니다. 배우와 K팝 아티스트 등의 새로운 소식부터 영화·드라마·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K팝의 흥행작과 트렌드까지,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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