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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할인가보다 싸네”…골목 청과점 잘 나간다

23.08.2026 1분 읽기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골목 청과점이 소비자들의 주요 장보기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동네 슈퍼마켓 사업에 진출하고 편의점도 신선식품을 판매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청과점은 가깝고 저렴하면서도 소량 구매가 가능한 점을 내세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과일·채소가게 사업자는 올해 6월 말 기준 3만 451개로 전년 동기(2만 9324개) 대비 3.8% 증가했다. 특히 2017년(2만 1961개)과 비교하면 38.7%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점포가 423개에서 335개로 88개(20.8%)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생활 밀착형 업종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빠르다. 국세청이 분류하는 100대 생활업종 전체 사업자가 올해 6월 313만 2998개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청과점 증가율(3.8%)은 3배가 넘는다.

청과점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가격이 꼽힌다. 이날 서울 은평구의 한 대형마트와 인근 청과점에서 유사 용량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양상추 한 통은 대형마트에서 3990원, 청과점은 2500원이었다. 팽이버섯 세 묶음은 대형마트가 2490원, 청과점 1000원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상추 약 200g과 단호박 한 통도 청과점이 대형마트의 반값 수준이었다.

낱개로 살 수 있는 점도 청과점의 강점이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직장인 김 모 씨는 “마트에서 골드키위를 개당 990원꼴에 할인 판매를 할 때가 있지만 청과점은 상시 1000원이고, 한 개만 사는 것도 가능해서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쟁력은 매입과 비용 구조에 있다. 청과점은 그날그날 가락시장이나 안양청과물도매시장 등에서 경매로 확보한 물량을 전문 벤더를 통해 받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품질관리센터를 거쳐 전국 어느 점포에서나 중상(中上) 수준의 균일한 품질을 유지해야 하지만 청과점은 중·중하 등급까지 적정가에 대규모로 받아 팔 수 있기 때문에 매입 단가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에 포장 및 매장 관리에 드는 비용이 적은 것도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다.

식품 물가가 뛰면서 청과점의 강점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올해 126.01로 26% 올랐다. 올해 7월 124.25로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6.6% 상승한 것보다 상승률이 더 높다.

‘근거리 장보기’ 수요가 확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청과점은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인근, 아파트 단지 상가 등 접근성이 좋은 자리에 들어서 동네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청과점은 개점할 때 최소 면적 제한 등이 없어 편의점이나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비해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만큼 확산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최근 SSM이나 편의점 수가 역성장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청과점 수는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과점 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채소가게는 올해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1.7% 줄어든 1824곳으로 집계됐다. 점포 밀도가 높은 곳에서 먼저 조정이 나타난 것으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SSM도 초저가 행사를 늘리며 집객에 나서고 있다”며 “저가 수요를 잡는 것이 관건인 만큼 동네 장보기 상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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