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몰렸던 홈플러스의 유통 공백으로 농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에서 판매된 국산 과일과 한우·계란 등 농수축산물 매출이 절반 이상 급감하면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통한 농어민 판로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5월 홈플러스의 국산 농수축산물 매출액은 24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21억 원보다 57%가량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홈플러스·농협경제지주·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농협조공법인 등에서 과일·채소·쌀·한우·수산물 등의 매출 자료를 받아 집계한 수치다.
홈플러스의 국산 농수축산물 매출은 2024년 1조 3201억 원, 지난해 1조 2891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등을 거치며 물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농어가 피해도 커졌다.
특히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우유 판매량은 영업 위축 이전 하루 140톤에서 올해 1월 70톤으로 줄었고 6월에는 40톤까지 감소했다. 행사 구매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의 우유 소비 특성상 판매량 감소가 우유 폐기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농협 측 분석이다.
홈플러스 공백이 국내 청과류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2024년 기준 대형마트 3사의 국산 청과류 매입액은 2조 5075억원이었고 이 중 홈플러스가 21% 가량인 5272억 원을 사들였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올 5월 말까지 청과류는 가락시장에서 톤당 243만 원에 116만 톤이 거래됐다. 같은 기간 거래량은 전년보다 3만 2452톤 늘었지만 톤당 거래 가격은 전년보다 21만원 하락했다.
홈플러스의 납품 대금 미지급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가 송 의원실에 보낸 자료를 보면 유통업체의 납품 대금 미지급액은 2024년 7월 티몬·위메프 1355억 원, 2025년 7월 초록마을 260억 원, 2025년 3월 홈플러스 2000억 원에 달한다. 산지 생산자단체에 따르면 올 7월 말 현재 농협과 농업법인의 홈플러스 미수금액은 303억 원과 759억 원이다.
송 의원은 “홈플러스 경영 위기가 신선 농수산물의 유통 공백을 낳고 대도시 농수산물 소매시장의 독과점을 부추겼다”며 “홈플러스가 공급해온 국산 농수축산물 시장을 되살려 산지 농수산물 판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시도당은 전국에서 홈플러스 장보기 캠페인을 벌이며 완전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재개장하면서 당장 폐업 위기는 넘겼지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다음 달 4일까지 매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