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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비에 수익도 뚝…해외법인 청산 속출

21.08.2026 1분 읽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 활용도가 떨어진 해외 법인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거점을 경쟁적으로 늘려온 뒤 다시 해외 법인에 대한 정비에 착수한 것이다. 이는 현지 임상과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성과가 낮은 법인을 정리하고 유망 시장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홍콩법인 ‘YUHAN Hong Kong Limited’와 호주법인 ‘Yuhan ANZ Pty Ltd.’의 청산을 완료했다. 홍콩법인은 2018년 말, 호주법인은 2019년 각각 설립된 곳으로 약 7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유한양행은 청산 과정에서 홍콩법인으로부터 약 6억 6000만 원, 호주법인에서는 약 1억 원을 회수했다.

유한양행의 해외 법인 정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약 10억 원을 투자해 설립했던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청산했다. 불과 2년 만에 해외 법인 3곳을 잇달아 정리한 셈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의 해외 법인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유한USA와 중국 류신(칭다오)건강유한공사 등 2곳만 남게 됐다.

법인 청산의 기준은 수익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법인은 지난해 약 1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호주법인의 순이익도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존속하는 중국·미국 법인의 경우 올해 상반기 각각 3억 원, 5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사업 구조 및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해당 법인의 전략적 활용도가 축소돼 청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을 축소하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사업 효율성을 고려해 해외 거점을 재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법인을 솎아내는 움직임은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유럽법인에 대한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차바이오텍 계열도 올 3월 싱가포르 여성·난임 의료 관련 법인 2곳을 정리했다.

신약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해외 연구개발(R&D) 거점을 정리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올 2월 미국 신약 R&D 자회사 ‘파로스 테라퓨틱스’의 청산을 완료하고 69만 211달러를 회수했다. 대신 호주 R&D 법인을 유지하면서 해외 연구개발 거점을 재편했다. 인트론바이오도 올 1분기 미국 신약 R&D 자회사 ‘아이엔토데월드’를 해산했다. 일양약품 역시 중국 합작법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의 장기간에 걸친 청산 절차를 올해 마무리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해외 사업 자체의 축소라기보다는 수익성과 성공 가능성을 따진 해외 거점 재편으로 보고 있다. 해외 법인을 운영하려면 현지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신약 개발을 위해 현지 임상을 진행할 경우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임상에 성공하더라도 현지 규제 당국의 허가 문턱을 넘어야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원화 약세로 해외에서 지출하는 비용의 원화 환산 부담이 커진 점도 해외법인의 채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제약업계의 한 임원은 “국내 시장에 한계가 있다 보니 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해외 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신약 개발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현지에서 임상을 진행한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고 현지 당국의 규제도 뚫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통제약사 관계자는 “각 업체마다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보이는 해외 법인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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