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국채 금리 급등에 코스피지수가 5% 이상 급락하는 등 고금리발(發) 금융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8% 내린 6471로 장을 마쳤다. 장 중 한때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또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가 3.16% 떨어지는 등 주요국 증시 역시 하락했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 고착화에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 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등이 맞물릴 경우 ‘금리 발작’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19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30년물 국채 금리 역시 4.751%까지 오르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고금리 탓에 미래 투자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이 67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75조 원)보다 10.1% 급감한 것은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고금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부채에도 직격탄이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3월 말보다 26조 원가량 급증한 2019조 원에 달했다. 집을 사기 위한 ‘영끌’과 주식 투자용 ‘빚투’가 급증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 기조가 본격화하면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는 3조 2000억 원의 추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고금리는 소비 둔화와 투자 위축을 초래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위협 요인이다. 정부는 반도체 초호황에 기댄 성장률 상향에 취하지 말고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해 가계와 기업을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꼼꼼히 짜야 한다. 주택 구매를 위한 실수요와 투기성 대출은 선별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계기업은 과감히 솎아 내고 미래 성장 기업에 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확장 재정은 물가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고금리 방파제’를 이중삼중 물샐틈없이 쌓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