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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 먼바닷물 끌어와 수온 낮춰…“협력사와 생태계 변화 대응”

19.08.2026 1분 읽기

낮 최고기온 32도를 기록한 지난달 24일 제주공항에서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약 50분을 달려 도착한 서귀포시 표선 바닷가에 검은 천으로 지붕을 덮은 광어 양식장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2006년부터 20년째 이마트에 광어를 공급하는 협력사 ‘행복한광어’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양식장 2층 옥상에 올라서자 한편에 설치된 지름 50~60㎝의 대형 취수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진다. 이물질 하나 없는 깨끗한 물에서는 더운 날씨가 무색하게 서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이 중 2개의 파이프가 올해 새로 설치한 취수관인데 700m 밖, 약 25m 깊이의 바다에서 물을 끌어옵니다. 폭염으로부터 광어를 지키기 위해 이마트와 함께 단행한 새로운 실험이자 무기죠.”

오기수 행복한광어 대표이사는 표선 앞 바다를 가리키며 “양식장은 바닷물을 끌어온 뒤 다시 바다로 내보내며 물이 순환해야 한다”며 “광어가 실제로 사는 자연 환경과 비슷해야 잘 자라기 때문”이라고 취수관의 기능을 설명했다.

오 대표가 취수관 길이를 연장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제주에서만 양식 광어 180만 마리가 폭염으로 집단 폐사한 것을 목격한 후다. 광어는 수온 18~25도에서 잘 자라는데 몇 년 전부터 8월이면 수온이 27도를 넘어서는 일이 빈번해진 것이다. 그는 바다가 멀고 깊을수록 폭염에 따른 해수 온도 변화가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기존 양식장 200m 앞 깊이 10m 바다에서 물을 끌어왔지만 이를 700m, 깊이 25m로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도 오 대표의 계획에 주목하고 파이프 연장 공사 비용의 3분의 1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선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이마트로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먹거리 공급망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올해 초 세계자연기금(WWF)과 함께 발간한 ‘지속 가능한 수산물 먹거리’ 보고서에서 수온 변동에 대비한 수산물 공급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마트는 “기후변화 등 수산물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파트너사 등 장기적인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고 기술 혁신을 지원해 수산물 공급망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폭염으로 광어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광어 가격이 급등하며 식탁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전국 광어 출하량은 지난해 상반기 1만 9695톤에서 폭염 사태를 겪은 이후 올 상반기 1만 9444톤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양식 광어 공급의 56%를 차지하는 제주도 광어는 2023년 상반기 1만 2226톤에 이르렀지만 2024년 9000톤대로 급감한 후 올해까지 당시 공급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표준 크기인 2㎏ 기준 광어 도매가격은 2024년 6월 ㎏당 2만 1020원에서 6월 2만 4563원으로 2년 만에 16.9% 상승했다. 소매가격은 30% 이상 뛰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마트는 행복한광어의 취수관 연장 효과가 검증될 경우 협력 양식장 대상 추가 지원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제주 광어 양식 협력 업체를 기존 17곳에서 올해 23곳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내년에는 33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취수관 길이를 1000m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협력사의 생산 기반이 강해질수록 이마트의 공급망이 안정되고 안정적인 공급망은 고객 혜택과 이마트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기후변화라는 공동의 위기에 생산자와 유통사가 함께 대응하며 상생을 비용이 아닌 미래 공급망에 대한 투자로 보고 이런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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