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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 기업대출 65%가 수도권…지방 이전땐 중기금융 차질

19.08.2026 1분 읽기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기업 고객 65%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에 따라 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출과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270조 원 중 65.2%인 176조 400억 원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소재한 기업에 나갔다.

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중소기업 43만 2121개 중에서 수도권 기업 비중도 62.6%(27만 531개)에 달했다. 기업은행은 전체 영업점 598개 가운데 67.6%(404개)가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주요 고객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어 영업망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기업 831만 개 중 52.6%(437만 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기업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통해 여수신과 외환 업무 등을 하고 있으나 본점과 연계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한 관계자는 “대출 실행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본점에서 실사와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공장·산업단지가 밀집한 수도권을 벗어나면 심사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수도권 중소기업 지원 능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업은행은 현재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26.4%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65년간 축적한 기업금융 노하우와 상품 경쟁력으로 중소기업들이 필요할 때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수익성에 좌우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제 역할을 해왔다.

실제 기업은행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전체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의 91%를 책임졌다. 기업은행이 본점을 옮길 경우 자연스레 기업들과의 접점이 약해지면서 거래 중소기업들이 다른 은행으로 빠져나갈 수 있고 이는 위기 때 더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방 이전 시 수도권 기업들이 소통 편의와 빠른 심사 등을 이유로 이탈할 수 있다”며 “거래 은행을 옮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위기 때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하지 않는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해당 기업이나 금융시장,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상장기업인 기업은행의 지방 이전 논의가 극비로 이뤄지는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68.5%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전체 지분의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지만 소액주주들에게도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본사 이전은 경영상에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 없는 이전은 개인투자자들의 권익 보호를 강조해온 현 정부의 기조와 배치된다는 얘기도 있다.

양질의 인력 유출 가능성과 이전 비용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약 700명의 직원이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는 부처 이전에 약 11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기업은행은 본점 근무 인력만 3500명에 달하는 만큼 대규모 청사 임대료, 이전 비용 등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노조는 서울 잔류 논리를 고심하며 총파업을 포함한 집단행동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정부가 지방 이전 발표를 강행할 경우 이달 28일 총파업 총력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깜깜이 이전을 추진하는 정부를 향한 투쟁 수위를 올려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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