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관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건 기록 스캔 인력을 외부 용역으로 충원하면서 민감한 수사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사권 확대에 따른 사건 처리 부담에 형사 사법절차 전자화 업무까지 더해지자 별도 인력을 투입한 것이지만, 피의자·피해자의 신상 정보와 진술, 계좌·통신 자료 등 수사 기밀을 외부 인력이 직접 취급하는 만큼 보안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이달 10일부터 전국 153개 관서에서 수사 서류 스캔 업무에 외부 용역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경찰서별 1명 배치를 원칙으로 하되 물량에 따라 조정해 총 159명을 순차 배치한다. 올해 관련 예산은 48억 7000만 원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10월 시행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 절차 전자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종이 수사 기록의 전산화 업무를 별도 인력에게 맡겨 수사관들이 실제 수사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용역 인력은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문서를 분류·분리한 뒤 스캔하고 누락 여부를 확인해 다시 원래 순서대로 묶어 반환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뿐 아니라 피해자·참고인의 개인정보와 진술, 계좌·통신 자료, 압수수색 증거 등 민감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성범죄 피해자의 피해 진술이나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금융 정보도 포함될 수 있다.
경찰은 투입 전 신원 조사와 보안 서약, 보안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민감한 기록을 취급하는 만큼 필요한 보안 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법원에서도 이미 유사한 방식의 기록 스캔 업무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부 인력 활용이 불가피하더라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정보 유출 시 재계약을 제한하거나 책임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