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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만 고집 안해”…한 우물 이직 공식 깨진다

17.08.2026 1분 읽기

경력직 구직자들이 ‘하던 일’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직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다른 분야에 접목하거나 아예 새로운 직무에 도전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경력직 채용공고를 살펴본 구직자 10명 중 3명가량은 기존 직무뿐 아니라 다른 직무까지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채용 플랫폼 캐치가 경력직 채용공고를 조회한 회원 가운데 현재 직무와 희망 직무를 모두 등록한 2만 3443명을 분석한 결과 6582명(28.1%)이 기존과 다른 직무를 희망하거나 새로운 직무를 추가로 희망했다. 기존 직무와 동일한 직무만 희망한 회원은 1만 6861명(71.9%)이었다.

현재 직무와 희망 직무가 하나도 겹치지 않는 ‘완전전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8.5%에서 하반기 9.2%, 올 상반기 9.3%로 꾸준히 상승했다. 기존 직무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직무도 함께 희망하는 ‘직무확장’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8.5%에서 18.6%, 18.8%로 높아졌다. 두 유형을 합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7.0%에서 올 상반기 28.1%로 1.1%포인트 상승했다.

직군별로는 서비스 분야의 완전전환 비율이 23.7%로 가장 높았다. 항공 승무원이나 호텔·여행업 종사자 등 대면 서비스 직종이 대표적이다. 교사·강사 등이 속한 교육도 23.4%, 간호·보건 등이 포함된 의료는 21.7%로 20%를 웃돌았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포함된 IT·인터넷은 3.3%, 웹·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속한 디자인은 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했던 20대 A 씨도 최근 인사 직무로 방향을 틀어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2년간 쌓은 승무원 경력을 이어가기 위해 국내 대형 항공사와 외항사 등에 지원했지만 취업에 실패하면서 직무 전환을 택했다. A 씨는 “특히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의 여파로 일부 외항사가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선택지가 더욱 좁아졌다”며 “언제 다시 기회가 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다리기보다 장기적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인사 직무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직무를 바꾸더라도 기존 경력에서 쌓은 역량을 활용하려는 구직자도 적지 않다. 전략·기획 업무를 하는 4년 차 직장인 B 씨는 금융사의 투자 직무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 업무 과정에서 쌓은 산업 분석과 사업성 검토 경험을 투자 업무에 접목해 새로운 전문성을 쌓겠다는 것이다. B 씨는 “주변 선후배들을 보면 한 회사나 한 직무에 계속 남기보다 더 나은 기회가 있다면 옮기기 위해 이직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직자들의 희망 직무 이동 경로도 다양했다. 영업·고객상담에서 인사·총무·기획 등이 포함된 경영·사무로 옮기려는 경우가 427건으로 가장 많았다. 생산·제조에서 제품·기술 연구개발(R&D)·설계로 이동하려는 경우가 280건, 연구개발·설계에서 생산·제조로 옮기려는 경우가 275건이었다. 건설에서 생산·제조로 이동하려는 사례는 226건, 서비스에서 생산·제조로의 이동은 216건이었다.

캐치는 경력직 채용이 위축되고 직무 미스매치가 커지면서 기존 경력을 그대로 이어가는 방식의 이직이 어려워진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기존 직무만 고수하기보다 다른 직무까지 함께 탐색하면서 자신의 경력 경로를 다시 짜는 구직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저연차 직장인들의 이직 움직임이 활발했다. 캐치가 별도로 올 상반기 경력 또는 경력 무관 공고의 지원 버튼을 한 차례 이상 클릭하고 공개 이력서를 보유한 회원을 분석한 결과 경력 연차가 확인된 2만 3436명 가운데 70.3%가 6년 차 이하였다. 1~3년 차가 39.7%로 가장 많았고 4~6년 차가 30.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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