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없이도 새 아파트 열쇠를 쥘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분양가의 4분의 1만 먼저 내고 입주한 뒤 나머지를 수십 년에 걸쳐 채워가는 방식이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공공분양 물량 일부를 지분적립형으로 공급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르면 올해 4분기 공공분양 예정 단지부터 일반분양과 지분적립형을 병행 공급한다. 적용 단지와 공급 물량, 자산 요건 등 세부 내용은 10월 중 발표된다.
지분적립형은 분양 시점에 지분 25%만 먼저 취득하고 나머지를 20~3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들이는 구조다. 5년마다 20%씩 세 차례, 마지막에 15%를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완성한다. 초기 자금 부담을 대폭 낮추는 게 핵심이다.
수치로 따지면 효과가 뚜렷하다. 현재 규제지역 공공분양 전용면적 55㎡의 평균 분양가는 6억3000만원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하면 자기자금으로 3억780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지분적립형으로 25%만 먼저 취득하면 초기 분양대금은 1억5750만원으로 줄어든다. 실제 부담액은 정부가 선정하는 단지와 최초 취득 지분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4분기 수도권 공공분양 예정 단지들이 후보군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공개한 계획 기준으로 10월에는 경기 평택고덕국제화계획 Ab37(603가구), 오산세교2 A-11(399가구), 시흥거모 S-1(300가구), 남양주왕숙 A-17(379가구), 의정부법조타운 S3(544가구), 안산신길2 A-6(252가구)·B-1(382가구), 광교 A17(600가구), 인천 영종 A62(802가구) 등이 분양될 예정이다. 11월에는 시흥거모 A4(340가구)와 병점복합타운 주복1(780가구), 12월에는 시흥거모 A10(301가구), 구리갈매역세권 A-3(287가구), 안산신길2 A-1·3(335가구)이 계획돼 있다.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수원광교 A17은 전체 600가구 중 전용 60㎡ 이하 240가구가 경기도·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지분적립형으로 이미 별도 계획돼 있다.
정부는 지분적립형과 함께 ‘수익공유형’도 함께 도입한다. 주택기금이 구입자금 일부를 지원하고 향후 처분 시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한다. 앞으로 공급하는 공공분양의 약 15%를 두 유형으로 채울 방침이다.
이번 방안에는 주거 지원 대상을 넓히는 내용도 담겼다. 저소득층 중심이던 공공임대를 다양한 소득계층으로 확대하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신설, 20년 이상 운영하는 민간 장기임대주택 육성, 세입자 전세금을 안정화기구에 맡겨 반환 위험을 줄이는 ‘전월세 안심신탁’ 도입 등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