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섰다. 5년 만에 보험료를 올렸지만 수년간 누적된 보험료 인하와 보상원가 상승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5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합산 손익은 105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261억 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회사별로는 KB손해보험이 지난해 상반기 86억 원 흑자에서 올해 358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해상도 같은 기간 166억 원 흑자에서 102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DB손해보험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1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7% 줄었다.
삼성화재는 수익성 중심 계약 선별과 운행량 감소에 따른 사고율 하락으로 2분기 자동차보험에서 296억 원 흑자를 냈다. 그러나 1분기 원 적자를 만회하기에는 부족해 상반기 손익은 2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4.7%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는 75억 원 적자에서 5억 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업계 전반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규모가 작았다.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는 보험료 인상 효과가 원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손보사들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한 뒤 올해 2월에서야 각각 1.3~1.4% 인상했다. 갱신 시점에 따라 인상분이 순차 반영되는 구조여서 상반기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정비 공임과 부품비, 차량 고가화에 따른 수리비는 계속 올랐고 1분기 강설·한파 등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사고 손해율이 높아졌다.
대형 4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4.5%로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손해율은 85.9%까지 치솟았다가 2분기 운행량 감소 등으로 다소 낮아졌다. 다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 안팎을 여전히 웃돈다.
연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708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4년간 보험료 인하로 경과보험료가 줄어든 반면 발생손해액은 늘어 손해율이 87.5%까지 상승한 영향이다. 올해도 여름철 집중호우·태풍과 휴가철 운행량 증가, 정비원가 상승이 하반기 변수로 남아있다. 경상환자 장기 치료 개선 제도(8주룰)이 도입됐지만 9월 10일 이후 발생 사고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올해 손익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연간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정비수가와 진료비, 사고 건수 증가 등을 반영한 올해 자동차보험 원가 상승률을 약 4%로 보고 있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자동차보험 보험손익 적자가 1조 2000억 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추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