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편의점, 이커머스까지 유통업계 전 채널이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고 온라인 상거래가 발전하는 메가 트렌드로 인해 저마다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면서다. 각 유통업체가 접근성, 전문성, 편의성 등 저마다의 경쟁력을 앞세우면서 신선식품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근거리 소형 채널이 신선식품 공급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신선강화형 매장 수가 이달 1000호점을 돌파할 정도로 신선식품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신선강화형 매장은 채소, 과일, 계란, 육류 등 신선식품 구색을 강화해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겨냥한 특화 점포 모델이다. 이번 1000호점 돌파는 2021년 신선강화형 매장 출범 이후 약 5년 만이다.
GS25는 신선식품 공략을 위해 계열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소싱망을 활용하고, 지난해 구축한 ‘편의점 신선허브’로 입고 기간을 이틀에서 하루로 단축하는 등 물류와 공급망 시스템 전반을 강화했다. 올해 상반기 신선강화매장의 신선식품 매출은 일반 매장의 약 1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CU도 신선식품과 정육, 냉동상품 비중을 높인 ‘장보기 특화점’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출범 후 2024년 70여 점이던 점포 수는 올해 300여 점으로 늘었다. 연내 500여 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990~1990원대 소포장 채소·과일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90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상온·냉동 비축형 식자재까지 구색을 넓힌 ‘CU 스마트 그로서리’도 수원·신촌·인천 등으로 매장을 넓히고 있다.
콜드체인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업체들도 최근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쿠팡의 새벽배송을 이용한 장보기 수요가 소비자 호응으로 증명된 이후 최근에는 컬리 등 주요 식품 플랫폼의 흑자 추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컬리는 2분기 영업이익 274억 원, 순이익 254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 판매 증가가 실적을 견인했다. 새벽배송으로 성장한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구매액의 최대 2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멤버십 ‘클럽 오아시스’를 새로 선보이며 시장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오프라인 전통의 강자들도 온라인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영국 오카도와 손잡고 2000억 원을 투입한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최근 가동했다.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을 구축했고, 냉동 영역까지 자동화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단장은 “이 센터에서 최대 3만5000개의 상품을 하루 13차례 배송할 수 있지만 상주 인력은 약 300명에 불과하다”며 “최대 1000대의 로봇이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내년부터 배송 권역을 영남권 400만 세대까지 넓힐 계획이다. 차우철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노하우와 오카도의 인공지능(AI) 로봇 물류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온라인 물류센터”라며 “앞으로 국내 온라인 장보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SSG닷컴도 이마트 점포를 거점으로 한 예약배송과 즉시배송을 고도화하며 7월 그로서리 매출을 전년 대비 12% 끌어올렸고, 연내 ‘2시간 배송’을 50여 개 점포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택원 SSG닷컴 대표이사는 “배송과 상품, 멤버십 경쟁력을 강화하며 온라인 장보기 성장세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사업 구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 확산세와 온라인 상거래 확산, 콜드체인 물류 기술 발전이 진행형인 만큼, 신선식품 시장 주도권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량·근거리 수요가 커진데다 물류 기술 발전으로 보관과 배송 난도가 높은 신선 식품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신선식품은 고정 수요가 확실하고 구매 주기도 짧은 상거래 시장의 기반 상품인 만큼, 시장의 경쟁도 거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