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 상반기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인 55조 원 이상을 투입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첨단 공정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R&D 비용은 27조 36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 641억 원)보다 약 9조 3000억 원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시설투자 역시 28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 9000억 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투자를 반도체(DS)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첨단 공정 확대, 차세대 기술 개발과 생산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다.
투자 확대는 주요 사업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4.0%에서 올 상반기 39.4%로 5.4%포인트 상승했다. AI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도 22.0%로 2.8%포인트 올랐고, TV 점유율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30.6%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패널과 차량용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상승하며 전 사업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다만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은 커졌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은 55조 83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 9039억 원 증가했다. 특히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는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연간 평균 대비 211% 급등하면서 스마트폰 제조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모듈 가격도 각각 6%, 5% 상승했다.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보고 있지만, 완제품 사업에서는 부품 가격 상승이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전자(066570) 역시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을 받았다. 상반기 원재료 매입액은 15조 30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2656억 원 증가했다. 영상기기용 반도체 가격과 구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장 사업과 TV 사업에서도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000660) 가 올 상반기 엔비디아로부터 올린 매출은 17조 608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3.35%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24%를 엔비디아로부터 벌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에는 비중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맞서 자체 AI칩(ASIC)을 만드는 다른 빅테크들로 고객을 다각화한 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올 하반기 엔비디아의 신형 칩 ‘베라 루빈’ 출시에 맞춰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집중 공급하면 엔비디아의 매출 비중도 어느 정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반기 주요 기업 경영진 보수는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이 74억 4500만 원, 전영현 대표이사가 23억 9300만 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등기이사 4명의 1인당 평균 보수는 31억 4200만 원이었다. 구광모 LG 회장은 48억 3000만 원을 수령했다. LS그룹에서는 구자은 회장이 133억 300만 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105억 8900만 원을 받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장기성과보상 규모가 늘어나며 상반기 260억 95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