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가 올 추석 ‘실속형’ 선물세트를 크게 늘렸다. 물가 부담으로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명절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핵심 상품 위주로 구성한 실속형 선물세트 품목을 지난해 추석 사전 예약 기간 30개에서 올해 42개로 40% 늘렸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실속형 선물세트 품목을 같은 기간 각각 40%, 30% 확대했다.
백화점들은 품질은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이거나 산지를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실속형 상품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소포장 어포와 육포를 혼합 구성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1+등급 소고기 등심과 부채살 등 핵심 부위를 소용량으로 구성하거나 굴비 등 인기 수산물을 소포장한 선물세트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청과 품목에서 사과와 배만으로 구성한 10만 원 이하 ‘신세계 햄퍼 실속’ 선물세트를 올해 처음 선보였다. 또 명절 상차림 필수 상품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부터 5만 원 이하 차·커피 세트, 5만 원대 칫솔·치약 세트까지 중저가 상품군을 준비했다. 이 외에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입점한 윤해운대의 갈비세트, 김수사의 간장게장 세트 등 인기 맛집의 대표 메뉴도 가격 부담을 낮춰 명절 선물로 마련했다.
현대백화점도 기존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를 소용량 상품으로 선보이는 방식을 통해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청과 부문에서는 폭염으로 과일 가격이 오른 점을 고려해 대체 산지를 확보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올해 특히 식품 상품군 외에도 뷰티·가전·식기 등으로 선물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다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 3사가 이처럼 실속형 선물세트를 강화한 것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지갑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통상 백화점의 명절 사전 예약 판매는 법인이나 우량 고객 비중이 높은 만큼 매년 판매가 좋은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상품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고물가로 이들 고객층마저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3월 2.2%,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로 높아지며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다시 2%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업체들은 사전 예약 판매 할인 폭도 지난해 추석보다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축산 부문의 최대 할인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22%로 높였다. 수산 부문은 지난해 품목별 20~22% 수준이던 할인율을 올해 25~30%로 확대했다. 청과 역시 지난해 10~15%에서 올해 15~20%로 할인 폭을 키웠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객의 식문화 변화에 맞춰 소포장·소용량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과 동일한 품목이라도 중량과 구성을 조정해 가격 부담을 낮추는 등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