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에 데이터센터용 냉난방공조(HVAC) 신규 생산기지를 준공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유럽 공조 기기 전문 기업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인수한 후 처음으로 구축한 생산라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 간 거래(B2B)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삼성전자(005930) 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자회사 플랙트그룹의 신규 생산라인 준공식을 12일(현지시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행사에는 김철기 삼성전자 가전(DA)사업부장(부사장)과 데이비드 도니 플랙트그룹 대표 등 양사 경영진과 주요 거래선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푸네 공장은 1만 3826㎡(약 4180평) 규모로 조성됐다. 올 초 설비 구축에 들어가 6개월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이 완전 가동 단계에 들어가면 연간 최대 6500대의 공조 장비를 양산하게 된다. 주력 생산 품목은 데이터센터와 대형 상업용 건물에 쓰이는 공기조화기(AHU)다. 서버실 벽면에 설치하는 송풍 장비인 팬 월 유닛(FWU),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RAH) 등 서버 발열 제어에 특화된 장비도 함께 생산한다.
이번 푸네 신공장 가동은 삼성전자가 공조 사업 확대를 위해 단행한 초대형 인수합병(M&A) 이후 첫 생산기지 확장 사례다. 앞서 삼성전자는 약 2조 5000억 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와 공장 클린룸 특수 냉각 솔루션에 강점을 가진 독일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생산기지로 낙점한 푸네는 인도의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 인프라가 가장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핵심 요충지다. 물류 허브인 뭄바이 항구와 인접해 있어, 인도 내수 시장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전역으로 뻗어 나가는 공급망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입지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B2B 공조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따라 데이터센터 냉각 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모와 발열량이 커 정밀한 열 관리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서버 냉각에 소모되는 전력이 데이터센터 전체 운영 비용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관련 업계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이 2030년까지 약 6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국내외 공조 공급망을 빠르게 완성해가고 있다. 미국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세워 북미 유통망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인도 신공장으로 아태지역 거점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광주 사업장에 신규 공조 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서남권 핵심 생산 기지로 키우는 등 전방위적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 플랙트그룹의 하드웨어 제조 기술에 자사의 AI 기반 제어 플랫폼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을 높이는 종합 냉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김 부사장은 “이번 푸네 생산라인 준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공조 장비 공급을 확대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삼성의 기술력과 플랙트그룹의 역량을 결합해 다양한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