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에서는 이른둥이 전용 기저귀를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의 필수품으로 평가한다. 이른둥이 기저귀는 단순한 위생용품을 넘어 환아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용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 이른둥이 기저귀의 치료 보조적 효용성이 입증된 만큼 체중이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환아용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세종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 NICU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병국(사진) 교수는 이른둥이 기저귀의 필요성에 대해 “신생아 치료 혁신은 꼭 획기적인 의료 기술을 발명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저귀와 같이 환아 살갗이 맞닿는 위생용품을 조금씩 개선하는 과정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신 기간 37주 미만의 이른둥이는 보통 일반 신생아와 비교해 신체가 덜 발달한 상태로 세상의 빛을 본다. 그렇기에 평균 신생아 체격에 맞게 제작된 일반 기저귀 제품을 착용해서는 피부 장벽 훼손부터 호흡 방해까지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교수는“이른둥이가 단순히 체중이 적어 몸이 약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신체 내 각종 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저귀와 바로 맞닿는 피부도 마찬가지”라며 “몸에 맞지 않는 일반 기저귀 제품을 사용하다 약해진 피부가 손상을 입으면 면역력 저하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2021년 이래 유한킴벌리로부터 이른둥이 기저귀 제품을 무상으로 받고 있다. 유한킴벌리가 이른둥이 기저귀를 제공하기 전 병원 의료진은 여성 생리용품이나 거즈 등으로 이른둥이의 몸을 감싸기도 했다. 이 교수는 과거의 치료 행위를 떠올리며 “어쩔 도리 없는 임시방편”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환아 몸에 맞지 않는 제품을 두르다 보니 가슴까지 올라온 제품이 이른둥이의 호흡을 방해하거나 골격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고 짚었다.
이른둥이 기저귀는 흡수력 측면에서도 일반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기저귀 착용 환아의 피부와 배변이 직접 접촉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이 또한 이른둥이의 연약한 피부 장벽과 면역력을 고려한 제품 설계다. 이 밖에도 기저귀에서 용변이 새나가지 않기에 의료진이 정확한 배변량을 확인하고 이를 치료에 반영하는 데 요긴하게 쓰인다.
이른둥이 기저귀의 효용성을 확인한 의료계는 출생 체중 1㎏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를 위한 기저귀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들은 면역 체계와 골격·근육 구조가 더욱 약한 만큼 세심한 돌봄이 필요하다. 결국 이른둥이가 일반 기저귀를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에게 이른둥이 기저귀를 입혔을 경우에도 반복될 수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이른둥이 기저귀가 2.5㎏ 미만 신생아 체격에 맞춰 제작됐는데 1㎏ 미만 환아들에게는 이마저도 크다”면서 “해외 제품 중에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용 기저귀가 있는 것 처럼 국내에서도 여러 기업이 힘을 모아 관련 제품을 출시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