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6%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으로 살펴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나면서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가 장기화하는 탓에 하반기 영업 환경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어서 12분기 연속 흑자 기록에도 불구하고 한전 재무 상황에 비상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은 1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상반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 912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 8895억 원 대비 16.6% 감소했다. 매출은 46조 31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 개선됐지만 영업비용이 더 많이 늘어난 탓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해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물론 유연탄 가격까지 덩달아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된 2분기만 따져보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 1286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2조 1395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전이 올해 2분기 2조 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한전의 별도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361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566억 원)의 4% 정도에 불과한 수치다. 상반기 누계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자구 노력이 없었다면 흑자 유지가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전은 1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도 재무 비상 상황에 걸렸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 상태가 쉽사리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고유가 환경이 지속되는 탓에 하반기 재무 여건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어서다. 실제 지난해 10달러 내외에 불과하던 백만Btu(영국열량단위)당 한국·일본마커(JKM) 가격은 11일 21.19달러를 기록하는 등 두 배 넘게 치솟은 상태다. JKM 가격은 동아시아로 유입되는 LNG 가격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한전에 따르면 유연탄의 평균 가격 역시 올해 들어 25%가량 올랐다.
특히 3분기 실적에 포함되는 여름철(7~8월)은 통상 연중 발전 단가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 봄철 대비 전력 수요가 많아 남는 발전 설비가 적은 데다 값비싼 LNG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때문에 전력 판매 매출은 늘지만 마진은 감소하는 구조를 띤다.
실제 일평균 1㎾h당 전력도매가격(SMP)은 8월 1일 147.75원을 기록한 뒤 매일 한전의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146원을 웃돌고 있다. 이달 들어 한전이 계속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구조가 9월 초까지 지속되면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정부에서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송전망 건설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재무 부담은 갈수록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연료가격 상승과 고환율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되면 재무정상화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올해 2분기 결산 기준 한전의 부채는 여전히 210조 70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5조 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하루 평균 115억 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누적된 영업적자는 여전히 34조 원에 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