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소속사가 증조부 친일 행적을 둘러싼 입장을 하루 만에 뒤집고 사과했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발단은 지난 7일 방영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다. 하영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가업을 잇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증조부에 대해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커뮤니티에서는 발언 속 인물이 대한제국 말기부터 활동한 의사 안상호라는 분석이 나왔고, 안상호가 1916년 결성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올라 있다는 사실도 함께 제기됐다.
소속사는 이 지적에 처음엔 사실무근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가 1918년 안상호의 가정을 소개한 기사, 대정친목회 회원 명부 등 근거 자료가 잇따라 확인되자 하루 만에 태도를 바꿨다. 소속사는 이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며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는 안상호의 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다. 다만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은 사전 미등재가 면죄부는 아니라며, 대정친목회 평의원 활동 기록 자체가 명백한 친일 행위라고 지적한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을 취득했고, 귀국 뒤 순종의 전의와 이왕직 촉탁의를 지내며 국내 최초의 양의원을 열었던 인물이다.
한편 하영은 2019년 KBS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한 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모범형사2’, ‘중증외상센터’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런 엿같은 사랑’에서 주연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