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금 등 원화 강세 재료가 이어지는 가운데 엔화 약세와 외국인 주식 배당, 해외주식 투자 등 달러 수요가 맞물리면서 수급 공방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 내린 1416.0원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엔화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미·일 당국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이후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약 1% 오른 159.29엔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미·일 공동 개입 직전 164엔대까지 올랐던 달러·엔 환율은 개입 이후 155엔대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되돌렸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재정 우려와 미·일 금리 차,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엔화 약세를 이끌었던 근본적인 요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엔화 약세가 재개될 경우 원화 등 아시아 통화 전반에도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하는 수급 요인도 만만치 않다. 이달 말에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WGBI 편입 관련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달러 수요도 상당 부분 소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외국인 배당금 지급은 월말 원·달러 환율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상장기업 분기 배당금은 약 1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투자에 따른 달러 수요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미국 주식을 46억 4000만 달러 순매수했다.
한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아니라고 했다. 다만 환율이 1400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빠른 속도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방향을 말하라고 하면 아래쪽으로 잡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