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기상이 전 세계를 덮치는 가운데 강한 엘니뇨까지 예고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기후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동 예측망 강화에 나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는 APEC 회원경제체 기상청 실무자들과 엘니뇨 전망을 공유하고 기후예측 정보를 실제 재난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태기후센터는 최근 호주·캐나다·일본·한국·말레이시아·대만·태국·파푸아뉴기니·필리핀·베트남 등 10개 APEC 회원체 기상청의 기후예측 및 서비스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APCC 실무단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최근 심화하는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APEC 회원체 간 기후예측 정보를 공유하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후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아태기후센터의 최신 기후예측 기술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지역별 엘니뇨 전망과 이에 따른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
특히 엘니뇨가 향후 아태지역의 기후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회원체별 대응 역량을 높이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대기 흐름을 변화시키는 현상으로 폭염·폭우·가뭄 등 세계 곳곳의 극한기상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한국에서는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인 42.5도가 기록되는 등 극심한 폭염이 나타났고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폭염과 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8~10월 사이 평년보다 해수면 온도가 2.9도 이상 높은 강한 엘니뇨가 발달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엘니뇨가 현실화할 경우 아태지역 일부에서는 폭우와 홍수, 인도와 호주 등에서는 가뭄과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기후재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상기후 발생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개월 앞서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아태기후센터는 세계 각국에서 생산되는 기후예측 모델을 종합·분석하는 ‘다중 모델 앙상블(MME)’ 기법을 활용해 엘니뇨와 라니냐를 포함한 ENSO(엘니뇨-남방진동) 관련 기후예측 정보를 매월 생산하고 APEC 회원체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같은 예측정보가 실제 현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회원체 기상청 실무자들은 각국의 기후 상황과 수요를 공유하고 아태기후센터가 제공하는 월별 기후예측 정보의 활용 경험과 개선점을 제시했다. 아태기후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회원체별 수요에 맞는 기후정보 서비스를 강화하고 회원체 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태기후센터는 실무단을 중심으로 기후예측 서비스의 현장 활용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형진 아태기후센터 원장직무대행은 “기후변화와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 아태지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며 “APEC 회원체 기상청 현업 실무자들의 수요와 의견을 적극 반영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신뢰성 높은 엘니뇨 및 기후예측 정보를 매달 제공하고 아태지역의 이상기후 감시와 대응 역량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