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 등 주요 지방 거점 지역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방 기업의 부실이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지역별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5월 말 현재 전국 중기대출 연체율은 1.00%로 1년 전 0.95%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서울이 가장 높았다. 5월 말 기준 서울 지역의 중기 대출 연체율은 1.62%로 1년 전 1.34%와 비교해 0.28%포인트 올랐다.
대구와 광주 등 지방의 상승폭은 서울보다 컸다. 대구는 지난해 5월 1.04%에서 올해 5월 1.38%로 0.34%포인트 급등했다. 광주도 같은 기간 0.85%에서 1.16%로 0.31%포인트 상승했다.
제주와 대전 지역 중기 연체율도 1%를 웃돌았다. 제주의 5월 말 현재 중기대출 연체율은 1.12%로 1년 전 대비 0.04%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1%를 넘었다. 대전 역시 1년새 0.08%포인트 하락했지만 5월 말 기준 연체율이 1.09%를 찍었다.
대기업 대출도 지방의 부실이 많았다. 전국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5월 말 0.15%에서 올해 5월 말에는 0.27%로 0.12%포인트 상승했고 서울 역시 같은 수준으로 올랐다. 부산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5월 말 0.61%에서 올해 5월 말 1.92%로 1.31%포인트 급등했다. 대구도 0.17%에서 0.35%로 두 배 이상 상승하며 전국 평균인 0.27%를 웃돌았다.
지방 기업의 부실은 지방은행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남·광주·부산·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올해 6월 말 가준 연체율은 모두 1%를 넘어섰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의 연체율이 1.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은행(1.58%), 광주은행(1.21%), 경남은행(1.15%), 부산은행(1.02%) 순이었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대기업과 관련 협력업체를 제외하면 지역 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악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기업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내수 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부동산·건설 등 경기 민감 업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지역 경기 회복도 더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만 해도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의 여파가 건설·부동산업을 넘어 지역 기업 전반의 자금 사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자금력이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지방은행들도 하반기에는 부실채권 관리와 충당금 확충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방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역의 경우 부동산 대출제한을 포함해 각종 규제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시중은행과 차별되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