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탄생(강원택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948년 출범한 대한민국 제헌국회의 2년을 조명한 책이다. 헌법 제정에 국한됐던 기존 시각을 넘어 신생 국가의 제도와 법률을 구축한 입법 활동 전반을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제헌국회를 국가 건설과 의회 정치의 출발점으로 재평가하며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의 뿌리를 이해하는 통찰을 제시한다.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치열했던 논쟁과 타협의 현장을 생생하게 복원한 점도 돋보인다. 3만 2000원.
■시뮬레이션 우주(박권 지음, 동아시아 펴냄)
정보와 계산을 현대 물리학의 핵심 언어로 삼아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는 교양과학서다. 고등과학원 교수인 저자는 DNA와 블랙홀, 양자물리학,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과학 이론을 넘나들며 ‘모든 것은 정보로부터 나온다(It from bit)’는 관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나아가 시뮬레이션 가설과 인류 원리 등 현대 과학과 철학의 경계에 놓인 질문들을 살피며 인간과 우주의 존재 의미를 새롭게 성찰할 수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2만 2000원.
■자유의 역설(올랜도 패터슨 지음, 글항아리 펴냄)
자유를 근대 계몽주의의 산물이 아닌 고대 노예제의 경험에서 비롯된 역사적 산물로 재해석한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학의 거장인 저자는 그리스와 로마, 초기 기독교를 넘나들며 자유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추적한다. 인류학과 역사학, 문학, 성서를 아우르는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자유를 둘러싼 통념을 뒤집으며 서구 문명의 핵심 가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한다. 4만 9000원.
■슈퍼블룸(니콜라스 카 지음, 상상스퀘어 펴냄)
디지털 시대의 소통 과잉이 인간을 더 연결하기보다 오히려 분열시키고 외롭게 만드는 역설을 분석한다. 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글을 써온 저자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거대 언어모델이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 관계,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해와 숙고의 시간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기술 발전의 명암을 균형 있게 조명하며 오늘날 우리가 회복해야 할 소통의 본질이 무엇인지 화두를 던진다. 2만 1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