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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광산 된 고려아연…銀 매출만 4조 넘었다

06.08.2026 1분 읽기

고려아연(010130) 이 아연 정광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은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1분기 은값이 폭등한 영향으로 부산물이던 은이 어느새 본업인 아연·연을 넘어서는 수익원으로 부상한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12조 4450억 원, 영업이익은 1조 3330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62.5%, 151.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품별 판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은이다. 고려아연의 상반기 은 판매액은 약 4조 108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 5190억 원) 대비 무려 170.4% 급증했다.

흥미롭게도 고려아연의 온산 제련소가 위치한 울산에는 은광이 존재하지 않는다. 광산도 없는 지역에서 고려아연이 이같은 실적을 거둔 비결은 원료 처리 기술력에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납을 뽑아내는 연 정광과 아연 정광을 들여오는데, 연 정광에 은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체 매출에서 통상 은이 차지하는 평시 비중은 30% 수준인데 1분기 은값이 급등하며 비중이 40%대까지 올랐고, 2분기 들어 가격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원료에서 금속을 뽑아내는 회수 능력이 경쟁 업체보다 월등히 높다. 은의 경우 90%대 후반의 회수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회수 경쟁력 덕에 은값이 온스당 10달러 오를 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6% 개선되는데 이 이익 민감도는 동종사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꼽힌다. 같은 조건에서 글로벌 광산기업인 사우스32는 3.0%, 글렌코어는 1.1%이며 BHP·하모니골드·골드필즈·앵글로골드는 1%에도 못 미친다.

고려아연의 이같은 경쟁력의 바탕에는 지속적인 기술·설비 투자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30~40년 전부터 아연과 연을 제련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금·은 등 각종 금속을 뽑아내는 기술에 주목했다. 1992년 잔재 재처리 설비를 도입한 뒤 지속적으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제련 잔재 회수율을 100%에 가깝게 끌어올렸다.

2022년 취임한 최윤범 회장은 신재생에너지·이차전지 소재·자원순환을 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내걸고 공정 고도화와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왔다. 전자 폐기물과 동 스크랩을 처리해 연간 3만 5000톤의 이차전지 소재를 추출하는 순환자원 처리공정 구축에도 1200억 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회수 기술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맞물려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인프라·태양광 등 핵심 산업에서 은 수요가 늘어난 데다 중국의 전자·반도체용 은 수출 통제 강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수요 증가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글로벌 은 시장은 2021년 이후 5년 연속 공급 부족을 기록 중이며 올해도 부족량이 4600만 온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제품별 매출 비중도 크게 바뀌었다. 2021년 고려아연 매출에서 아연과 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아연 31.8%, 연16.8%), 은과 금은 41.8%(은 29.0%, 금 12.8%)였으나 올 상반기엔 은이 49.3%, 금이 14.7%로 합계 64.0%를 차지해 아연과 연의 합계(27.3%)를 크게 앞질렀다.

게르마늄과 인듐 등 희소금속 사업 고도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우주·광통신 핵심 소재인 게르마늄은 중국의 수출 통제로 가격이 1분기 ㎏당 3000달러에서 2분기 1만 1000달러로 급등했다. 고려아연은 자회사 KEMCO를 통해 이달 중 중간재 생산을 조기 개시하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장기공급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구매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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