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가는 발길이 두 달째 줄었다. 그렇다고 국내로 방향을 튼 것도 아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도 함께 줄면서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6월 국민 해외관광객은 200만 4723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 줄었다. 전달과 비교하면 14.3% 감소했다. 6월 기준으로는 202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과 견주면 80.3% 수준에 그친다.
흐름이 바뀐 시점은 5월이다. 출국자 증가율은 1월 9.9%, 2월 5.5%, 3월 4.4%, 4월 6.3%로 순항하다 5월 마이너스 2.1%로 돌아섰고 6월에는 낙폭이 두 자릿수로 커졌다. 올해 1월 326만 7988명으로 월간 최대를 기록한 뒤 반년 만에 126만 명 넘게 빠진 셈이다.
국내로 옮겨간 것도 아니다. 제주도관광협회 집계를 보면 5월 제주를 찾은 내국인은 96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7.2% 줄었다. 6월에는 20일까지 57만 9000명으로 감소 폭이 12.8%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제주 외국인 관광객이 12.5%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2022년 1390만 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 1161만 명까지 내리 줄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지난달 29일 낸 상반기 제주 경제 모니터링에서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과 항공사들의 국내선 운항·공급 좌석 축소를 내국인 감소의 배경으로 짚었다. 해외든 국내든 항공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여행사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하나투어의 2분기 패키지 송객은 16만 8603명으로 13.7% 줄었고 항공권은 5만 4908명으로 42.3% 급감했다. 모두투어는 동남아가 34.9%, 유럽이 29.8% 감소했고 미주와 남태평양은 각각 49.5%, 55.9% 빠졌다.
줄어든 것은 주로 먼 곳이다. 법무부 출입국통계로 상반기 국민 출국자를 도착지별로 보면 상위 10개국 중 늘어난 곳은 일본과 중국뿐이었다. 일본은 546만 8836명으로 18.3% 늘어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유류할증료는 이동 거리가 길수록 부과액 차이가 커진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중장거리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지고 단거리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