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55~79세) 취업자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층 10명 중 7명은 평균 73.6세까지 일하기를 원했지만 주된 일자리에서는 평균 53세에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 원에 그쳤고 근로 희망자의 절반 이상은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국가데이터처가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취업자는 1012만 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4만 5000명 늘었다.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2022년(877만 2000명)보다 15.4% 늘었고 2016년(671만 5000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약 1.5배가 됐다.
고용률은 59.5%, 경제활동참가율은 60.9%로 모두 지난해와 같았다. 연령별 취업자는 55~64세가 2만 명, 65~79세가 32만 6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은 1178만 2000명으로 전체의 69.2%에 달했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들이 근로를 희망한다고 밝힌 평균 연령(희망 은퇴 시점)은 73.6세로 1년 전보다 0.2세 높아졌다.
장래에 일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비였다. 근로 희망자의 53.4%가 ‘생활비에 보탬’을 꼽았고 ‘일하는 즐거움’이 36.7%로 뒤를 이었다. 생계를 위한 근로 수요가 절반을 넘는 동시에 사회활동과 보람을 위해 일을 이어가려는 고령층도 적지 않았다.
고령층이 생활비를 위해 일을 이어가려는 배경에는 넉넉지 않은 연금 수준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896만 9000명으로 전체의 52.7%였다. 월평균 수령액은 88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1% 늘었지만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약 154만 원의 57% 수준에 불과했다. 수령자의 74.6%는 월 100만 원 미만을 받았으며 남성의 평균 수령액은 113만 원, 여성은 61만 원이었다.
하지만 고령층이 오랫동안 근무한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시점은 희망 근로연령보다 훨씬 빨랐다. 취업 경험이 있는 고령층 가운데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이미 그만둔 사람은 69.5%였다. 이들이 해당 일자리를 떠난 평균 연령은 53.0세로 희망 근로연령과 20년 넘게 차이가 났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폐업’이 24.9%로 가장 많았다. ‘건강 악화’가 22.1%, ‘가족 돌봄’이 15.2%로 뒤를 이었고 ‘정년퇴직’은 13.2%에 그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층이 계속 일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계지만 건강 수준이 좋아진 데다 사회활동을 통해 고독을 줄이고 보람을 찾으려는 수요도 함께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직 뒤 자영업이나 임시직 등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이는 고령층이 많지만 이들을 위한 고용정책은 사각지대에 가깝다”며 “고령층 대상 직업교육과 재훈련을 강화해 일자리의 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력 부족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