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수요 급증과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기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해당 발전소와 연계될 데이터센터의 ESS 수요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KOTRA(코트라)는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를 분석하고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전략을 제시한 ‘미 ESS 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방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총발전량 중 태양광·풍력 비중은 지난해 약 18%에서 2027년 약 21%로 확대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활용에 따라 시간대별 발전량 편차가 커지면서 이를 조정할 ESS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아울러 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지난해 52GW(기가와트)에서 2030년 115GW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전력망 접속 지연 문제 해소를 위한 데이터센터 인근 ESS 설치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들도 ESS 수요의 한 축이다. 해당 데이터센터들이 기존 송배전망에 의존하지 않고 발전소와 묶인 독립 전력망(그리드섬) 형태로 구축될 경우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ESS 설치가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와 금지외국단체(PFE) 규제 강화로 공급망이 재편되는 점도 한국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ESS 조달 경쟁은 가격 중심에서 원산지와 공급망 적격성 등 종합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미 정부는 청정 전력 투자세액공제인 ‘Section 48E’ 등을 통해 ESS 투자를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산 조달 요건과 PFE 관련 공급망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착공되는 ESS 프로젝트는 PFE로부터 부품 등을 조달할 경우 세액공제 적용이 제한된다. 중국산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무역법 301조 추가관세도 7.5%에서 25%로 인상됐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유망 진출 분야로 버스바·전장 부품 등 배터리 모듈·팩 조립 부품, 케이블·배선류와 랙·컨테이너 적용 부품, 전력변환장치(PCS) 부품과 변압기·스위치기어 등 전력변환·계통연계 장비,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제어·통신 장비, 냉각·화재 감지·소화 등 안전설비, 원격 모니터링과 예지보전 등 운영관리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금하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미 ESS 시장은 수요 증가와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우리 기업 신규 진입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며 “품목별 기술 검증, 고객사 공동개발, 현지 생산·기술지원 체계 구축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미국 ESS 공급망 진입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