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후속 보완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미 알려진 대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경찰 부실 수사 방지와 피해자 보호는 물론 이른바 ‘핑퐁 수사’ 우려를 해소하기에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안 대국민 보고회에서 “제도 전환 과정에서 수사 공백이나 지연으로 국민 피해가 발생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며 “보완수사 요구 절차와 기한을 명확히 하고 재수사, 시정조치 요구권도 정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피해자 보호 장치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는 경찰이 처리한 사건을 모두 검찰에 송치하는 전건 송치제도를 도입하고 피해자 권익 강화를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후속 입법과 시행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TF 단장을 맡아 7대 범죄 전건 송치 관련 개별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전담 부서 설치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는 “이번 개정은 보완수사를 없앤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하는 체계로 바꾼 것”이라며 “직접·보완수사는 폐지됐지만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시정조치 요구권을 통해 피해자 권리를 더욱 촘촘하게 보호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의 송치 여부를 3개월 안에 결정하고 검사는 송치 사건의 공소 제기 여부를 3개월 안에 결정하도록 처리 기한을 명확히 했다”며 “수사 과정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관리해 사건을 서로 미루는 이른바 ‘핑퐁 수사’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이 제시한 대책이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내건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전 법무부 법무심의관)는 “형사소송법은 형사사법 체계의 기본법인 만큼 일관된 원칙 아래 운영돼야 한다”며 “시행도 하기 전에 TF를 만들고 개별법을 고쳐 부족한 부분을 메우겠다는 것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범죄만 별도로 보완하는 방식은 또 다른 허점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7대 범죄 전건 송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왜 7대 범죄만 전건 송치 대상으로 정했는지 기준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범죄 피해자는 모두 사회적 약자인데 일부 범죄만 구분한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건 송치를 하더라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면 기록을 다시 검토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며 “경찰의 부실 수사나 증거 누락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바로잡을 실질적 수단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직무 배제나 징계 요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존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었음에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창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 요구를 일정 기간 안에 처리하도록 규정했지만 이를 강제할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부족해 형해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거듭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악법”이라며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의 선택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 등 가능한 법적 대응도 병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