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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이흥구 후임, 동시 임명으로 대법관 공백 막아야

03.08.2026

올해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후보 추천 절차가 4일 진행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28명의 후보 가운데 3명 이상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최종 1명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하는 절차다. 그런데 이번 후임 인선은 이례적이다. 3월 3일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공석이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으로 5개월째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대법관의 후임 추천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먼저 퇴임한 대법관의 공석도 메우지 못한 채 다음 인선 절차에 들어가는 것부터 비정상적이다.

대법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재판 지연 등으로 인해 국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취임하면서 그가 맡았던 사건들은 후임 대법관이 임명될 때까지 사실상 심리가 중단됐다. 최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담배 소송,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사건,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과 관련한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사건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 통상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3개 소부로 나눠 사건을 심리하지만 현재 1명이 공석인 만큼 재판 적체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대법관이 부족하다며 법원조직법까지 개정해 정원을 12명 늘려놓고도 정작 대법관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문제는 청와대가 대통령 임명권을 앞세운 탓에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부여한 것은 사법부의 독립과 권력 분산을 위한 장치다. 청와대가 이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삼권분립의 취지도 흔들릴 수 있다. 청와대와 대법원은 갈등을 조속히 풀고 노 전 대법관과 이 대법관의 후임을 함께 제청하고 임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양측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대법관 공백은 1명 더 늘어나고 재판 지연도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사법 3법 처리와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으로 사법 체계 전반의 혼란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대법원 인선만큼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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