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Threads)’에서 실제 변호사를 사칭해 투자를 유인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 정보와 일상 게시물을 올려 신뢰를 쌓은 뒤 다이렉트메시지(DM)를 보내 투자 모임으로 유인하는 수법이다. 인공지능(AI)으로 법률 답변을 손쉽게 꾸며낼 수 있어 일반 이용자가 사칭 여부를 가려내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스레드에서는 변호사를 사칭한 계정이 이용자들에게 “친구들과 공부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에 관심이 있으면 특정 숫자를 남겨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용자가 답변을 남기면 초대장을 보내 카카오톡 채팅방 등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황재림법률사무소 대표인 황재림 변호사는 이달 30일 자신의 스레드에 사칭 계정 사례를 공개하며 “해당 계정에서 보내는 어떠한 요청에도 응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공개된 대화에서도 “특정 숫자를 남기면 초대장을 보내주겠다”며 투자 모임 참여를 유도하는 등 같은 수법이 반복됐다.
변호사 사칭 행위는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직역수호센터에 접수된 ‘비변호사의 법률행위 및 변호사 사칭’ 사건은 2022년 7건에서 지난해 177건으로 3년 만에 25배 이상 늘었다. 형사 고발도 2022년 2건에서 지난해 31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관련 사건 41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7건은 형사 고발로 이어졌다.
사칭 수법이 온라인 전반으로 번지면서 업계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변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법무법인 사칭 피해를 경고하며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검색’ 서비스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에 사칭 사이트와 계정 삭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최근 SNS를 통한 사칭이 늘고 있는 데다 플랫폼별 신고·삭제 절차도 달라 신속한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I를 활용해 법률 용어를 구사하고 변호사가 작성한 것처럼 꾸미다 보니 계정의 진위를 판별하기도 까다로워졌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사칭 계정 신고가 접수되면 내부 검토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으며 특히 사칭을 통한 스캠 행위에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사는 전문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직업 특성상 명의를 악용한 사칭이 투자나 금전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최근 사기 범죄는 SNS에서 무료 상담 등으로 신뢰를 쌓은 뒤 투자나 금전 거래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변호사뿐 아니라 의사·세무사 등 전문직을 사칭한 범죄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