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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4곳 중 1곳 ‘위반 의심’…78만㏊ 현장검증

31.07.2026

정부가 전국 농지 284만 필지를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했다. 기본조사를 마친 농지 100필지 가운데 27필지꼴이다. 정부는 8월부터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포함한 78만㏊를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심층조사에 들어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9일까지 농지 전수조사 기본조사 대상의 97%인 1013만 필지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행 농지법에 따라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행정조치를 할 수 있는 농지를 우선 조사한 것이다.

기본조사는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 등록정보, 영농자재 구매 실적, 항공사진 등 행정정보를 대조해 위반 가능성이 있는 농지를 선별하는 단계다. 이번 조사에서 소유 제한 위반이나 불법 임대차·전용, 무단 휴경 등이 의심되는 농지는 284만 필지로 조사 완료 농지의 27.0%를 차지했다.

다만 27%를 실제 농지법 위반 비율로 보기는 이르다. 행정정보나 항공사진만으로 걸러낸 의심 사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사진상 농사를 짓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현장을 확인하면 정상적으로 경작 중일 수 있고, 영농 실적이 부족한 데에도 고령이나 질병 등 다른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실제 위반 여부는 심층조사에서 가려진다.

자경 등록했지만 영농 실적 없어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 비율이 21.1%로 가장 높았다. 농지대장에는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는 것으로 등록됐지만 비료·면세유·재해보험 등 영농 관련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주로 포함됐다.

항공사진에서 농지 경계가 사라지거나 임야로 변한 무단 휴경 의심 사례는 11.6%였다. 허가 없이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불법 전용 의심 사례는 9.0%, 상속·이농자가 허용 범위를 넘겨 농지를 보유한 소유 제한 위반 의심 사례는 1.4%로 집계됐다. 하나의 농지가 여러 유형에 동시에 포함될 수 있어 유형별 비율의 합계는 전체 의심 비율을 웃돈다.

정부는 8월 1일부터 심층조사에 착수한다. 대상은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공유농지 등 기존에 선정한 위험군과 이번 기본조사에서 확인된 위반 의심 농지다. 기존 위험군과 위반 의심 농지의 중복 면적을 제외한 조사 대상은 총 78만㏊다.

심층조사는 공무원과 조사원이 농지를 직접 찾아 실제 경작 여부와 이용 실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익직불제와 농업경영체 조사 과정에서 실경작 여부를 확인해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농지 조사에 처음 투입된다.

도서·산간 등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드론과 항공·위성영상을 활용한다. 불법 임대차처럼 농지만 살펴봐서는 확인하기 어려운 사안은 소유자가 제출한 자료와 행정정보, 마을 주민 문답·탐문조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투기와 농촌 관행 구분이 관건

조사 이후 조치의 강도는 위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거나 불법으로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분명령 등 농지법상 절차에 따라 엄정 대응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반면 고령이나 질병으로 불가피하게 농사를 쉬었거나 농업인끼리 작업 편의를 위해 인접 농지를 바꿔 경작한 경우에는 일률적인 처분보다 시정과 제도권 편입을 유도한다. 농촌에서는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농지를 서로 바꿔 쓰거나 구두로 임대하는 관행이 적지 않은 만큼 투기성 위반과 성실 영농 과정에서 발생한 위반을 구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성실하게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곧바로 처분 의무를 부과하기보다는 임대차계약서 등을 남기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위반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는 농지은행이 매입·복구하거나 위탁받아 실제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이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농지 매입 등에 필요한 재원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해 예산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농지 임대차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5월 18일부터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을 운영한 결과 농지은행 임대수탁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0% 늘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농지를 농업인에게 돌려 농지 생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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