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경상 환자의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한 이른바 ‘8주 룰’ 도입을 재추진하면서 한의사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30일 성명을 통해 “국토부가 상해등급(단순 타박 및 염좌)을 기준으로 일률적인 치료 가능 기간을 설정하려는 시행령 개정안을 차관회의에 상정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8주룰은 자동차 사고로 인해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경상 환자(12~14등급)가 8주 이상 치료 받으려면 심사를 통해 진료 적정성을 다시 따져보는 제도다.
한의협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의료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상병명이 같아도 환자의 손상 정도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이유다. ‘경추·요추·관절 염좌’나 ‘타박상’의 경우 단순 근육 긴장에 그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인대 부분 파열, 심부 연부조직 손상, 지속적인 기능장애를 동반해 장기 치료가 필수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한의협은 “치료기간은 환자 개개인의 손상 정도와 회복 상태에 따라 담당 의료인이 직접 진찰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며 “상병명만으로 치료기간을 획일적으로 잘라내는 것은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을 전면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자동차보험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건강보험으로 전환시키면 손해보험사의 비용 부담만 줄이고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무엇보다 국토부가 자동차보험 상해등급 재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해놓고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시행령 개정안을 차관회의에 재상정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사회적 논의를 무력화하는 시도라는 지적이다.
한의협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보다 손해보험사의 비용 절감이 우선 고려된 것이 아니라면 졸속적인 시행령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상해등급 체계와 치료기간 기준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