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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비율 15%인데 부채 폭탄?”…인천시 ‘재정위기’ 단어 봉인

29.07.2026 1분 읽기

민선 9기 인천시가 행정 및 대외 소통 과정에서 ‘재정위기’라는 표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경험했던 재정위기 트라우마로 인해 시민 불안이 커지고 지역 소비가 위축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지역 사회의 불안감은 시가 전임 시정부의 재정 문제를 부각하며 주요 민생 사업을 잇달아 중단한 데서 촉발됐다. 앞서 시는 올해 배정된 예산 2581억 원이 반년 만에 바닥났다며 ‘인천e음’ 캐시백 지급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타시도민 대상 ‘인천 i-바다패스’ 여객선 운임 지원도 예산 소진을 이유로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박찬대 인천시장이 본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필수 사업비 6441억 원 등 전임 정부의 예산 추계 부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혜택 축소와 함께 재정 부실 논란이 연일 도마에 오르자, 소상공인과 시민들 사이에서 과거의 재정난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한 것이다.

이에 송현석 인천시 재정예산개혁특별위원회(TF) 단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의 현 재정 상황이 법적 의미의 재정위기가 아니라 단기적인 유동성 실패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지방재정법상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를 넘어야 ‘주의단체’로 지정되는데, 현재 인천시의 채무비율은 15% 수준으로 매우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인천시는 과거 2012년 시 금고 잔고가 바닥나 공무원 수당 지급이 중단되고, 2015년 7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39.9%까지 치솟으며 전국 유일의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되는 혹독한 재정난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주민세 120% 인상과 알짜 부지 매각, 복지·행사 예산 삭감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 2018년이 돼서야 정상 단체로 복귀했다.

시가 이번에 ‘재정위기’라는 용어를 자제하기로 한 것은 안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자칫 부정적 신호가 시장에 전달돼 자영업자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위기론 남발이 내수 침체와 소비 절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역 사회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TF는 향후 ‘재정위기’ 대신 민선 8기의 ‘정책·재정 실패’ 또는 ‘유동성 문제’로 표현을 바로잡고,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에 집중할 방침이다.

송 단장은 “위기라는 표현보다는 재정 실패, 정책 실패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며 “20%나 30%가 넘어가 중앙정부가 재정 운영 권한에 개입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산의 예측이나 배분, 운영상의 실패로 발생한 유동성의 문제에 가깝다”며 “지금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이런 실패의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전환하려는 것인 만큼 지적해 주신 부분을 유념해서 잘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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