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고가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명목세율은 조정하고 각종 공제 혜택을 줄여 실제 세 부담을 높이기로 했다. 고령자·장기보유자에게 산출세액의 최대 80%까지 적용되는 세액공제에 별도의 금액 한도를 두거나 최대 공제율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초고가 1주택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도 10억 원대의 공제액 상한을 두기로 하면서 초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보유·양도 단계 모두에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다음 달 초 내놓은 세재 개편안에 이 같은 종부세 공제 개편 방안을 담기로 하고 막바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행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의 기본공제를 뺀 뒤 여기에서 고령자·장기보유자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세금 감면)를 제공한다. 집 한 채를 오래 보유한 실수요자 가운데 소득이 적은 고령층의 세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고령자 세액공제는 만60세부터 연령에 따라 20~40%를, 장기보유 세액공제는 보유기간이 5년 이상이면 기간에 따라 20~50%를 각각 공제해준다. 두 공제의 합산 공제율을 최대 80%다.
문제는 초고가 주택일수록 공제 혜택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주택의 종부세 고령자· 장기보유 총 세액공제액(2071억원) 가운데 과표구간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가 6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20억원 초과 50억원 이하(430억원), 12억원 초과 20억원 이하(426억원)이 각각 뒤를 이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60%와 공동주택 가격 현실화율 69%를 적용하면 세 구간의 공시가격은 약 22억~32억원, 45억~95억원, 32억~45억원 수준이다. 전체 공제액의 절반인 51.4%가 정부가 검토하는 초고가 기준인 공시가격 30억~40억원 전후 구간에 몰린 셈이다.
여러 채를 나눠 보유한 다주택자와 세 부담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공시가격 합계가 30억원으로 같아도 한 채를 장기간 보유한 고령자는 12억원의 기본공제와 최대 80%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받을 경우 종부세 부담이 약 186만원에 그친다. 반면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보유한 사람은 기본공제가 9억원에 불과하고, 세액공제도 받을 수 없다. 과표 12억원 초과분에는 2%의 중과세율까지 적용돼 세 부담은 약 1170만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가액의 주택을 보유하고도 공제 제도의 차이로 세금이 6배 넘게 차이나는셈이다.
개편 방식으로는 고령자 공제를 유지하면서 장기보유 공제율을 낮추거나 두 공제의 합산한도를 현행 80%보다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공제율은 유지하되 일정 금액 이상은 깎아주지 않는 절대액 한도를 두거나 초고가 기준을 넘는 부분에는 공제를 제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고령자는 소득이 적고 주택만 보유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연령 공제보다 장기보유 공제가 우선 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초고가 주택에 별도 과표구간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대신 3주택자 중과 세율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도소득세도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와 양도차익 규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행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40%, 10년 이상 거주하면 최대 40%를 적용해 최대 80%를 공제한다. 정부는 이 가운데 보유기간에 따른 최대 40%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 중심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세제 개편안에 담을 방침이다. 10년 이상 실거주한 초고가 주택에도 공제액을 10억원대로 제한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하지만 세 부담 증가가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취지지만 조세의 전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세 부담 증가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