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팰릿(파렛트) 전문 생산 기업 대림플라텍의 권혁본 대표가 생각하는 2004년은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시기다. 1983년 대림플라텍을 설립한 부친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별세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을 맡게 됐다. 당시 회사는 운영자금이 부족해 인건비부터 원자재 대금조차 제때 지급이 어려웠다.
그때 IBK기업은행이 권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권 대표는 26일 “취임 초기 가장 큰 문제가 금융이었다”며 “기업은행이 대림플라텍을 믿고 1억 5000만 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해준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헤쳐나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기업은행과 대림플라텍의 관계는 깊어졌다. 2015년에는 회사가 성장이냐, 현상 유지냐의 기로에 섰다.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당시 경기도 안성에 있던 공장을 화성으로 옮겨 생산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지만 투자 자금만 100억 원을 훌쩍 넘었다. 연간 매출과 맞먹는 투자를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웠다.
당시 기업은행 지점장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은행 측이 40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경영 컨설팅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권 대표는 “굉장히 망설였는데 컨설팅 결과를 본 뒤 확신이 생겼다”며 “기업은행에서 90억 원의 대출을 받아 공장을 증설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6년 상반기 화성 공장 가동에 들어간 후 대림플라텍의 매출은 가파르게 뛰었다. 2015년 101억 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2016년 111억 원, 2019년 183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지난해에는 223억 원을 기록했다. 권 대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권 대표의 옆에도 기업은행이 함께하고 있다. 현재 공장이 24시간 가동되면서 권 대표는 공장 인근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는 “증설은 상품 수요가 있을 때 해야 하고 그 확장기를 실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약 10억 원의 공장 부지 계약금도 기업은행의 금융 지원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변수는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플라텍 역시 3월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플라스틱 원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5월까지 큰 수익성 압박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대출 만기 연장으로 도움을 받았다. 그는 “은행도 수익을 내야 자금 공급을 지원할 수 있는 만큼 금리를 깎아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기업 입장에서는 대출 만기를 한두 차례 유연하게 해줘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대표는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의 역할을 중시한다. 그는 “‘비 올 때 우산 뺏지 않는다’는 기업은행의 철학을 참 좋아한다”며 “기업은행은 경영 위기 때마다 함께한 든든한 동반자”라고 추켜세웠다. 권 대표는 이어 “2002년 20억 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220억 원까지 성장했다”며 “기업은행은 굴곡을 겪을 때마다 함께하며 성장을 뒷받침해줬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과 대림플라텍은 은행과 중기 사이의 대표적인 ‘윈윈’ 사례다. 다음 달 1일 창립 65주년을 맞는 기업은행은 대림플라텍 같은 성공 모델을 더 많이 발굴해나갈 방침이다. 6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270조 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8조 1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 중기 대출 순증액의 33%를 기업은행이 책임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중기 지원을 위한 신규 금융 및 비금융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성장 동반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