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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거점으로 뜬 中…K바이오 ‘협력 러시’

24.07.2026 1분 읽기

중국이 빠른 임상 진행 속도를 앞세워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에서 초기 임상을 진행해 확보한 데이터를 글로벌 기술이전과 후속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 새로운 사업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술 도입의 핵심 기준으로 삼으면서, 임상 데이터 확보 속도가 기술이전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신약 임상시험 등록 건수는 5215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2602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중국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혁신 신약 임상시험 점유율은 2015년 46%에서 2025년 33%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에서 30%로 급등했다.

중국의 강점은 임상 속도와 비용 경쟁력이다. 대규모 환자군을 바탕으로 환자 모집이 빠른 데다 규제 당국이 혁신 신약의 임상시험계획(IND) 심사 기간을 단축하면서 초기 데이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 중국에서 임상 1상을 수행하면 미국보다 평균 7개월 빠르고 비용도 30~50%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기술이전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투자시장 위축으로 빅파마들이 기술 도입에 더욱 신중해지면서 전임상 성과보다 실제 환자에서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과거에는 기술의 우수성만으로 전임상 단계에서도 기술이전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실제 환자 데이터를 통해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중국이 글로벌 신약 후보물질 공급처로 급부상한 것도 임상 2상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빅파마를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빅파마들도 중국을 초기 임상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화이자는 중국 이노벤트와 올해 5월 최대 105억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벤트가 중국에서 임상 1상을 포함한 초기 개발을 맡고 화이자가 글로벌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협력 사업개발(BD)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중국 파트너에게 현지 개발 권리를 이전해 빠르게 임상을 진행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글로벌 기술이전 협상과 후기 임상 설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은 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건)보다 감소했지만, 임상 2상 이상 자산 비중은 37.5%에서 80%로 높아졌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 단계 자산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 는 중국 바이오 기업과 협력해 현지에서 빠르게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글로벌 기술이전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바이오USA에서 중국 기업과 첫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고 복수의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051910) 은 이달 초 중국 OTR 테라퓨틱스와 항암 후보물질 발굴·개발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 OTR이 중국에서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초기 임상을 맡고 LG화학이 글로벌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망 후보물질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개발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초기 임상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기술이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한국은 신약 후보물질 수에서 세계 3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면 그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전임상과 IND 준비를 연계한 패키지 지원, 임상 1·2상 진입을 위한 초기 개발 펀드, 성공불융자와 민간 매칭펀드 등 초기 임상을 지원하는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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