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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설비·인력 단숨에 확보…‘비만약 CDMO’ 주도권 쥔다

21.07.2026 1분 읽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한 것은 향후 10년간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유럽과 인도까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며 생산능력(CAPA),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으로 이어지는 ‘3대 축 확장 전략’을 본격화해 글로벌 CDMO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9월부터 11월까지 자사주를 제외한 폴리펩타이드 주식 최대 3301만 6411주를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44.31스위스프랑(CHF)으로 4월 10일 종가(31.65스위스프랑)보다 약 40% 높은 수준이다. 총인수 금액은 약 2조 7000억 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2조 692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외부 차입 등을 활용해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상 인수 완료 시점은 유럽연합(EU)과 호주·브라질 등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는 12월 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급성장하는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펩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원료다. 합성 공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공정 제어와 엄격한 품질관리가 요구되는 만큼 펩타이드 개발사의 약 62~64%가 전문 CDMO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와 중국 우시 또한 바이오의약품에 더해 펩타이드 CDMO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35년 최대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항암제와 면역·희귀 질환, 뇌 질환 치료제로도 펩타이드의 개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폴리펩타이드 역시 시장 성장에 대비해 3년 연속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자본적지출(CAPEX)에 투자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펩타이드 엔드투엔드(End-to-End) 개발 역량과 1500여 명에 달하는 전문인력, 글로벌 고객 기반을 갖춘 것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그룹 이사회 의장은 “삼성바이오의 압도적인 생산 역량과 운영 노하우가 결합되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 또한 “인수 이후 기대되는 운영 및 상업적 시너지, 전략적 가치와 시장 주도권 선점 효과까지 감안했을 때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는 ‘3대 축 확장 전략(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CDMO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항체 의약품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의 CDMO 사업에 고성장 분야인 펩타이드를 추가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됐다. 특히 회사는 기존 고객사인 일라이릴리와의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이사회는 “릴리를 포함한 주요 고객과 파이프라인 확보에 있어 전략적 적합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릴리는 글로벌 1위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를 판매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사다. 다만 지금까지는 펩타이드 생산 시설이 없어 비만·당뇨 치료제 원료 수주는 하지 못했다. 삼성바이오가 CDMO 계약을 승계하는 폴리펩타이드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의 원료를 생산한 바 있다. 지난해 릴리 마운자로와 노보 위고비의 글로벌 매출은 각각 391억 달러, 186억 달러에 달한다. 아울러 회사는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에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차세대 백신 등 고부가가치 신규 모달리티 생산 시설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통해 유럽과 인도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도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리펩타이드는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와 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 6개 생산·개발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미국 록빌 생산 시설과 연계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별 공급망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는 4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위치한 GSK 생산 시설을 인수했다. 미국 뉴저지와 보스턴, 일본 도쿄에 이어 올해 3분기에는 네덜란드 영업사무소를 새롭게 개소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는 송도 1~5공장(78만 5000ℓ)과 미국 록빌 공장(6만 ℓ)을 합쳐 총 84만 5000ℓ의 항체 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에 6·7·8공장을 추가 건설해 총생산능력을 138만 5000ℓ로 확대할 계획이다. 폴리펩타이드의 구체적인 생산능력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회사는 시장 성장에 발맞춰 시설 확충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폴리펩타이드가 보유한 펩타이드 기술력에 대규모 상업 생산을 뒷받침하는 우수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GMP) 체계와 글로벌 공급망 운영, 규제 기관 대응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라며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경우 축적된 공장 건설 및 생산능력 확장 경험을 활용해 생산 시설을 신속하게 확충하고 대량생산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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